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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정 Jun 26. 2018

컨텐츠 마케팅_ 징동닷컴, 광고없는 광고의 힘

스토리, 영상 그리고 디지털 플랫폼의 융합의 힘 

현대의 마케터들은 두 손에 무엇인가 움켜지고 있다가, 고객에게 자유자재로 내미는 상인과도 같다. 왼쪽 손은 지금 당장 사면 이런 혜택이 있다라고 말하는 손이며, 다른 오른쪽 손은 전혀 구매를 강요하지 않은 채, 품위있게 고객의 라이프를 더 풍요롭게 도와 드린다고 한다. 왼손은 당장 필요한 매출을 일으키는 손이며, 오른손은 기업의 브랜드에 품위과 아이덴티티를 입히는 손이다. 시간이 다소 걸리지만, 오른 손의 영리한 활동은 충성스런 고객을 만들어 준다. 위대한 마케터들은 이 양손을 잘 쓴다. 


징동닷컴의 마케터들은 오른 손이 무엇을 할 수 있는 지 보여주었다. 올 해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에 가슴을 훈훈하게 하는 애니메이션 하나가 아무런 광고도 없이, 소셜사이트에 퍼져나가기 시작한 것이 있다. 그리고 중국을 넘어 유투브에서도 빠르게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바로 이 영상 '조이 앤 헤론'이다. 



징동 닷컴은 영문으로는 JD.COM으로,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알리바바에 이어서 제 2위의 이커머스 기업이다. 2018년 현재 종업원은 15만명, 매출은 2017년 기준 55억불 (약 60조)와 3억명의 회원수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이커머스 사업은 경쟁이 그 어느 산업보다도 치열하기 그지 없다. 출혈경쟁도 심하며, 대규모 투자도 끊임없이 이어져야 한다. 회사의 이미지는 특히 사이트의 안정성, 거래의 투명성, 구매의 편리성을 고려하여 뛰어난 기술 중심의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조이 앤 헤론'은 그런 브랜드 마케팅과는 거리가 한 참 멀다. 그들은 브랜디드 컨텐츠 마케팅을 택했다. 그리고 테마를 휴머니즘으로 잡았다. 컨텐츠 유형은 애니메이션을 선택했다. 이 방식의 성공에는 스토리가 매우 탄탄해야 한다. 그리고 컨텐츠의 목적을 단기 매출 발생으로 잡지 않는다. 매출관련 마케팅 캠페인은 다른 것으로도 충분하다. 


'조이 앤 헤론'의 성공은 탄탄한 스토리, 뛰어난 영상미 그리고 디지털 플랫폼의 적절한 활용이 융합하여 가능해졌다. 타이밍도 중요하다. 어떤 컨텐츠가 어느시점에 플랫폼을 타고 흘러갈 것인가를 잘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현대의 컨텐츠 마케팅에서의 중요한 요소, 광고주 (징동닷컴)와 에이젼시의 완벽한 협업이다. 징동닷컴 마케팅 팀의 판단도 매우 인상이 깊다. 중국을 넘어 세계 시장의 소비자에게도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을 것 같다. 


이 영상은 기업의 브랜드 마케팅에 고민하는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그리고 조이 앤 헤론을 제작한 '패션 픽쳐스 (Passion Pictures)의 제작 총감독인 케이티 맥킨(Katie Mackin)과의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아래 전문을 실었다. 케이티 맥킨은 컨텐츠 마케팅 서밋 2018 (www.contentsummit.co.kr) 에 초빙되어 강연을 할 예정이다. 



(징동 닷컴은 인터뷰 원문 그대로 JD.Com으로 표기하였습니다) 


1.      패션 픽쳐스 (Passion Pictures) 어떤 회사입니까 

패션 픽쳐스 (Passion Pictures)는 아카데미 상을 수상한 독립 제작사로 3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비주얼 스토리텔러(Visual Storyteller)이며, 애니메이션 분야의 세계적인 리더입니다. 런던, 뉴욕, 파리, 멜버른에 스튜디오에 60여명의 디렉터들은 모든 종류의 애니메이션과 라이브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광고, 웹 콘텐츠, 디지털 단편, 다큐멘터리, 방송 프로그램, 뮤직 비디오, 컴퓨터 게임, 웹 사이트, 라이브 이벤트 등을 위한 예술적인 컨텐츠를 만들어냅니다.  

  

2.  패션 픽쳐스의 대표적인 작품이 어떤 것이 있습니까?  

패션 픽쳐스는 수년에 걸쳐 여러 분야에서 인정 받아 왔습니다. 상업 애니메이션의 경우, 어게인스트 올 오즈 (Againstallodds)가 감독 한 롯데리아 나이트 쉬프트 (Loteria Night Shift) 는 2016 년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상을 수상한 TV 광고였습니다. (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습니다). 최근에는 앤디스(Andy’s)에서 대상을 수상한,  징동닷컴 (JD.com)의 조이 앤 헤론  (Joy & Heron)이 있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패션 픽쳐스는 영화로도 인정을 받았습니다. 샤운 탠 (Shaun Tan)의 ‘잃어 버린 것들 (The Lost Thing)'은 2011 년 최고의 단편 영화 아카데미 상을 수상했으며, 우리의 다큐멘터리 작품  ‘슈가맨을 찾아서  (Searching for Sugarman)’은 아카데미, BAFTAS, 그리고 선댄스 페스티벌에서 최고의 상을 수상하였고, 케빈 맥도날드의 ‘9월의 하루’(One Day in September’는 오스카에서 최고의 다큐멘터리 상을 수상하였습니다. 

 

3.  커리어를 보면 패션 픽쳐스를 비롯 애니메이션 산업에서 오랜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처음에 어떻게  분야를 하게 되었고현재의 전문가가   있었나요 

  

저 항상 디자인과 애니메이션을 좋아했습니다. 운 좋게도 멜버른에서 창의적이고 최고의 역량을 갖춘 것으로 유명한 VFX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애니메이션, 시각 효과, 제작 분야의 경험을 쌓았고, 영국으로 넘어가 패션 픽쳐스에 조인했습니다. 10년 동안 런던에서 일하며 아우디, 아디다스, 버버리, 코카콜라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 프로젝트를 이끌었고, BBDO등 월드 탑 에이전시와도 협업을 했습니다. 

영국에서 쌓은 좋은 경험을 바탕으로 APAC 지역에도 최고의 애니메이션 제작에 필요성을 느끼고, 멜버른에 돌아와 패션 픽쳐스 멜버른을 오픈했습니다. 아시아 국가들과 일하는 것은 환상적인 경험이었고 보람있었습니다. 

 

4. 징동 닷컴의 조이 앤 헤론’에 대해서 궁금하군요. 어떻게 이 작품을 하게 되었나요?  


이 프로젝트는 ‘조이’라는 캐릭터를 JD.com의 고객들에게 소개하고, 고객을 확대하며,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그들은 그들을 도와줄 훌륭한 캐릭터와 스토리텔러를 찾고 있었고, 우리는 그러한 목표 달성을 돕기 위해, 징동 닷컴과 긴밀히 협력하여 스토리와 대본을 완성하였고, 컨셉부터 완성까지 1년이 걸렸습니다. 

 

5. 처음부터 징동 닷컴은 이 작품이 글로벌로 퍼져나가기를 바랬나요? 스토리나, 색채, 디자인 그리고 전달하는 휴머니즘 메시지가 중국 문화를 초월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네, 맞아요. JD.com은 이 필름이 독점적으로 중국의 느낌을 가지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그들은 보편적이고 전 세계에 어필 할 수 있는 비주얼 스타일과 스토리를 첫 번째 목표로 삼았습니다. 저는 이 방법이 주요했다고 생각합니다. 

 

6. 중국은 유튜브를 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주로 어떤 채널로 중국 고객들에게 배포가 되었나요? 그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반응은 굉장히 놀라웠습니다. 중국내의 유튜브 접속 불가는 크게 방해가 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위챗을 통한 총 노출은 2.2억 건이 넘고, 1억 건 이상의 동영상 조회수가 있었습니다. 우리의 총 네트워크 노출은 8억 6천건이 넘어 갔으며, 위챗에서 265만건의 읽기, 웨이보에서 35,000건 이상의 참여 등 소셜미디어 상에서의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전자 상거래 산업 외에도 이 필름은 초기 교육 기관과 다른 산업들로부터 많을 관심을 받았습니다. 또한 징동닷컴은 다른 브랜드와 공동으로 1000개 이상의 ‘무술년’ 관련 상품을 만들어냈습니다. 

 

7. 현대의 컨텐츠 마케팅은 브랜드 (광고주)와 에이젼시간의 성공적인 콜로보레이션이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하면서 어떻게 느꼈습니까?  

  

이 프로젝트는 광고주와 에이전시의 성공적인 협력 사례로 꼽힙니다. 우리는 그들 사이의 높은 신뢰를 느낄 수 있었고, 그것이 우리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유기도 합니다. 광고주와 에이전시는 자신들의 분야에서의 다른 의견을 수렴하고 존중하였습니다. 제가 참여했던 많은 성공적인 캠페인들의 핵심 요소는 ‘신뢰’ 였습니다. 서로의 전문성을 존중해주고, 가능한 그들이 그들의 실력을 발휘 할 수 있게 지켜 봐주는 것이죠. 이것은 에이전시가 광고주에게 어떻게 마케팅을 하는지 가르치려고 하고, 광고주는 에이전시(프로덕션)에 어떻게 필름을 제작하는지 명령을 내리는 거와는 180도 다른 것입니다. 


‘조이 앤 헤론’ 프로젝트는 분명 도전적이었지만, 모든 팀원들이 가깝게 협업을 할 수 있었고, 운 좋게 광고주와 에이전시 제작 내내 우리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전폭적인 응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광고주가 이런 독특한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드문 일인데, 우리는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서 그들의 보내준 신뢰에 대해 깊은 인상을 갖고 있습니다.  

  

 

9. 이러한 브랜디드 컨텐츠가 현대의 마케팅에서 어떻게 작용할 까요? 또 현실적으로 고객 시장에서는 어떤 효과를 낼까요?   

  

제가 생각하는 ‘조이앤헤론’의 최고 장점은 ‘광고’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제품 사진도 없고, 브랜드 슬로건도 없고, 심지어 징동닷컴 서비스의 대한 은유 조차 없습니다. 단지 사람들이 보기 좋아하는 필름일 뿐입니다. 동시에 조이를 중국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브랜드 캐릭터로 만들고 조이에 대한 호감을 불러 일으켜 브랜드에 대한 친숙함을 느끼합니다. 저는 이것이 광고의 미래라고 생각합니다. 소비자들이 광고를 선택해서 시청 혹은 거부할 수 있는 시대에 잠재 고객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은 컨텐츠 자체로서의 장점을 가지며, 공유될 수 있는 컨텐츠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애니메이션은 이런 특성을 가진 이상적인 컨텐츠 형태이자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후기) 인터뷰 내용을 읽고 한가지 드는 단어는 '행복'이다.  2007부터 2015년까지 인기리에 방영된 미국의 드라마, 매드 맨 (Mad Man)이 있다. 매드 맨은 1960년대 매디슨가에 일하는 광고 맨을 빗댄 말이다. 이 드라마의 설정도 1960년대이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이 매우 유명한데 돈 드레이퍼(Don Draper)이다. 돈 드레이퍼가 한 어록 중에 이 말이 있다.


광고요? 광고는.... 행복이죠. 


우리가 아는 광고의 시대는 이미 끝났고,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형태가 매년, 심지어 매일 나오고 있다. 무엇인가 판매를 함에 있어서 그 방식은 다양 하기 그지 없고, 기술적으로도 계속 진화하고 있지만, 고객에게 행복을 전달해야 하는 의미는 매우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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