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연합(European Union)은 1945년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이후 '유럽공동체'에 대한 열망을 바탕으로 시작되어, 현재는 28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정치/경제 통합기구다. 영국이 EU에서 빠져나가겠다는 말을 칭하는 "브렉시트"는 세계 정치는 물론이고 경제와 무역에서도 가장 핫한 이슈 중 하나다. 그 흐름을 매우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2013년 당시 영국의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은 2015년의 선거에서 재선되기 위해 EU탈퇴를 원하는 대중들의 지지가 필요했다. 그래서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이에 힘을 얻어 재선에 성공했다. 원래 캐머런 총리는 영국이 EU에 남아있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영국인들이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믿었던 그의 예상과는 달리, 2016년 실시된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에서 52%가 EU 탈퇴 찬성에 투표하며 뜻하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브렉시트가 결정된 직후 웃기고도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영국의 구글 검색어 순위 1, 2위를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차지한 것이다.
1위 : "EU 탈퇴하면 어떻게 되는가"
2위 : "EU란 무엇인가"
3위 : "브렉시트가 무엇인가?"
영국 국민 다수는 브렉시트에 관련된 정확한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현상이었다.
어쨌든 그 이후 지금까지 3년 넘도록 브렉시트의 방법(Hard Brexit or Soft Brexit)을 두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내부 뿐만 아니라 EU회원국들 사이에서도 갑론을박이 치열하다. 2019년 10월 말로 예정된 EU 탈퇴에 대한 의사결정은 다시 내년 1월로 미뤄졌다. 교역, 관세, 무역, 의사결정 방법 등에 대해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고 EU를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심지어는 아예 없던 일로 하자는 'NO 브렉시트'도 언급되고 있다.
영국은 역사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식민지를 보유하면서 세계 경제를 이끌기도 했고, 지금도 세계경제와 무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국가다. 브렉시트 이슈로 인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급격히 높아졌고, 지난 3년 간 영국의 경제성장률, 교역량, 투자 등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경제 주체들은 투자, 무역, 경제 교류를 꺼리고 있고 외국계 회사들은 영국을 떠나고 있고, 세계 경제에도 깊은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영국의 경제성장률은 최소 1.4%p에서 9.3%가 27개 EU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은 최소 0.06%p에서 최대 1.5%p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영국은 유럽연합 소속으로써 누릴 수 있는 단일 시장과 관세동맹의 달콤한 혜택과 3년 전 국민투표로 결정된 정치적 명분 사이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가지도자의 포퓰리즘적인 의사결정과 국익을 최우선에 둬야 할 국가 외교정책의 방향을 대중 여론을 바탕으로 결정한다는 발상이 해당 국가를 넘어 세계 곳곳에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키는 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최근 한국과 일본의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을 둘러싼 이슈도 이와 비슷한 관점에서 살펴 볼 가치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를 촉발시킨 주된 원인 중 하나인 브렉시트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2020년 1월에는 어떤 일이 펼쳐지게 될 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