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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세진 Nov 21. 2018

디자인을 의뢰하기 전,
당신은 이 글을 봅니다.

이제 당신도 커뮤니케이션의 제왕이자 사랑받는 클라이언트! (찡긋)

그동안 디자이너한테 설명하느라 많이 힘드셨죠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디자인은 시각적인 것에 국한되어 있는 개념이 아닙니다. 디자인은 주어진 문제를 어떤 식으로 해결해 나갈지에 대한 방향성을 설계하고 그 문제가 주어진 상황 내에서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정해져 있는 답이 없다는 것. 이 점이 바로 지구 상의 수많은 디자이너들을 끊임없는 정신 고문과 희열의 카타르시스로 몰아넣는 디자인의 매력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정해져 있는 답 없이 일하는 저희 디자이너들도 힘든데 아직 존재하지도 않는 가상의 서비스, 또는 제품을 디자이너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 하는 클라이언트 분들의 심정은 오죽 답답할까요. 이 글은 '막상 디자이너에게 일을 맡기려니 뭘 어째야 할지 모르겠어"라고 생각하신, 현재 누군가의 클라이언트이자 예비 클라이언트가 되실 분들을 위해 준비한 글입니다.

디자인은 답이 없다는 점에서 우리네 삶과 많이 닮아있.. 아.. 아닙니다




태초에 클라이언트가 있고 디자이너가 있었으니


디자인을 업으로 삼고 지내다 보면 여러 분야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통상적으로 디자이너라는 직업의 본성 자체가 '을'인 바람에, '갑'의 위치에 계신 클라이언트 들께서 하사해주시는 작업들이 없으면 밥 굶기 딱 좋은 직업인지라 이것저것 기회가 닿는 대로 일을 하다 보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요. 어떤 분들은 지인의 소개로, 어떤 분들은 우연히 인터넷에서 접하게 된 포트폴리오를 보고, 또는 주위의 친지나 가족이 클라이언트가 되는 경우도 많이 존재합니다. 그렇게 서로를 만나게 된 클라이언트는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디자이너는 포트폴리오에 넣을만한 작품을 목표로 삼고 이상적인 공생관계를 꿈꾸며 작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Dear. 클라이언트 님, 디자이너들을 굽어 살피시고 일거리를 하사하시어 저희를 보우하사...


하지만 작업이 완성되기까지의 길은 그리 순탄치 않습니다. 예산이 부족해서, 기획이 전면 수정되어서, 제작기간이 촉박해서, 또는 초안이 광고주님의 마음에 들지 못해서 등등의 갖가지 이유로 디자이너는 업무상의 페널티 아닌 페널티를 받는 것이 일상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최선의 결과물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갑과 을의 효과적이면서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입니다.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것이 이런 뜻이었구나!" 라며 어른들 말씀 틀린 거 하나 없다는 옛 선조들의 지혜를 엿보는 기회의 장이 열림과 동시에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 + 디자이너의 자존심의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친 끔찍한 혼종이 탄생하게 되거든요. 



대화가 필요해 (많이)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속적으로 일을 하청 받아야 하는 디자이너의 직업상 정말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조우하게 되는 분들의 활동분야가 다양한 만큼 클라이언트들의 성향과 일하는 방식 모두 제각각입니다. 클라이언트 분들 역시 자신의 분야에서 일을 하며 생긴 룰이 있을 것이고, 최선의 작업물을 도출하기 위해선 그분들의 분야에서 통용되는 작업 스타일을 이해하고 프로세스를 파악하는 것 또한 디자이너의 도리라 할 수 있습니다. 항상 최선을 다한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 이건 좀 더 잘 완성될 수 있었는데!' 하며 작업 진행 과정에 대해 아쉬움이 남는 프로젝트들이 종종 생겨나지요.



본인이 만든 결과물을 보며 현실을 부정하고 있는 내 모습



저는 캐나다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자그마한 (근근이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 후 몇 년 뒤 한국으로 귀국하여 지금의 회사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현재의 회사도 인원이 적은 스튜디오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디자인 실무부터 클라이언트와의 커뮤니케이션까지 두루두루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문화가 완전히 다른 두 개의 나라에서 같은 직업으로 일하면서 느낀 흥미로운 점은, 작업 과정 중에 일어나는 문제점들의 대부분은 커뮤니케이션에서 일어나고 그 사례들 또한 비슷비슷하다는 것입니다. 





도와줘요 디자인 왜건!


디자이너와 작업을 같이 진행하기 앞서, 당연하게도 디자인이 진행되는 과정을 알면 이해도가 훨씬 높아질 것입니다. 에- 그런 고로 이제부터 일반적인 디자인 작업 타임라인에 맞춰 디자이너에게서 최선의 결과물을 얻어내기에 효과적인 방법을 각각의 상황에 맞게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1. 무엇을 디자이너에게 의뢰할지 정한다.


여러분이 디자이너에게 어떤 일을 맡길지에 대한 성찰과 약간의 기획이 필요합니다. 아니, 이미 디자이너에게 일을 맡기러 왔는데 어떤 일을 맡기러 왔는지 다시 생각해보라니! 하지만 이런 당연하고 기본적인 질문이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닙니다. 이 아이템이 어떤 타겟층을 노리고 있는지, 사업은 어느 정도로 구체화되었고 언제쯤 런칭예정인지, 사업 전 기본적인 리서치만 되어 있어도 이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만약 디자이너와의 첫 미팅 당일까지 구체화된 사항이 없이 추상적이고 팩트가 부족한 답변만 존재한다면 디자이너의 머릿속에 느낌표보다 물음표가 더 자리를 잡게 되겠죠. 구체적인 요소가 빠진 기획안을 참고해야 하는 디자이너는 디자인 초안을 제작할 때 자신의 창의력을 추가할 수밖에 없게 되고, 본인의 주관이 많이 개입된 만큼 클라아이언트의 머릿속에 있는 것과는 많이 다른 결과물이 나올 확률이 높습니다. 서로의 시간에 큰 낭비가 되고 첫 단추부터 삐걱대기 시작하겠죠. 어느 것이나 첫 삽은 정말 중요합니다.



아뇨, 조금 더 자세해주세요 (간절)



실제 제가 겪었던 사례들을 한 가지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지인의 소개로 작업 의뢰를 하셨던 한 음식점 사장님이 계십니다. 첫 미팅 자리에서 아직 일식 요리점을 할지, 한식전문점을 할지 정하지 못했다고 호탕하게 고백하셨습니다. 메뉴가 정해지지 못하였으니 당연히 식당 이름은 어떻게 할지, 로고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메뉴판은 어떻게 만들지, 음식 사진은 직접 찍거나 스탁 이미지를 사용할지 정할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아직 가게 임대계약조차 하지 않아 어떤 동네에 가게가 입점할지, 어떤 느낌의 로고가 그 동네와 어울릴지, 프린팅을 붙일 유리창이나 벽간판을 붙일 공간이 확보가 되었는지 등에 대해서도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전 안타깝게도 "우리 가게에 필요한 것들을 만드는데 얼마나 들지 지금 바로 견적을 내달라"는 사장님의 사나이다운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고 그 후 미팅은 30분간 사장님의 지난날 요리 인생에 대해 설명 듣는 세미나장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사업은 어떻게 되셨냐고요? 안타깝게도 3달 만에 가게 문을 닫으셨습니다.



2. 업무에 적합한 디자이너를 찾는다.


저는 브랜딩과 패키징 디자인에 특화된 교육을 받은 디자이너이지만 커리어 중간에 UI/UX로 살짝 노선을 변경했습니다. 1번에서 '어떤 작업물을 제작할 것인가'란 질문에 충분한 이야기가 진행되었다면 디자이너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정의가 내려졌을 것이고 디자이너들은 각자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좀 더 쉬운 분담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그래픽 디자인 학과를 졸업했기 때문에 포스터나 책자 같은 편집디자인, 간단한 캐릭터 디자인과 사진 에디팅 정도까지 가능은 하나 제 전문분야는 아니기 때문에 저런 업무 의뢰가 들어올 경우 보통 하청을 줍니다. 


보통 웹/애플리케이션 제작이 필요하다면 개발자와 UI/UX 디자이너가 같이 일하는 스튜디오를 찾아 연락하면 되고 인쇄물이 필요하다면 인쇄에 특화된 편집디자인 스튜디오를 찾으시면 됩니다. 이 업무는 누구한테 맡겨야 하는 분야인지 모르겠다, 싶으면 같이 일하고 있는 디자이너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아 보세요. 분야는 다르더라도 디자이너들은 넘어 넘어 아는 사이가 많기 때문에 혼자서 리서치하시는 것보단 도움이 될 겁니다.


물론 클라이언트 님의 간곡한 부탁 (ex. 다른 디자이너를 찾을 시간이 없을 경우)에 의해 제 선에서 일을 마쳐야 할 경우에도 어찌어찌 끝나기는 합니다. 그런데 뭐랄까... 돼지갈빗집에서 파는 물냉면도 맛있지만 이왕 먹는 거라면 필동면옥의 평양냉면이 훨씬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하는 그런 느낌이랄까요. 최선이 아니면 뭔가 찝찝한 건 아마 모든 디자이너들이 느끼는 공통점일 겁니다.



김풍이 만든 요리도 맛은 있겠지만... 나..나는 이왕이면 최현석의 요리를 먹고싶어.. 같은 느낌



3. 선택과 집중을 위한 우선순위를 정한다. 


좀 더 디테일한 작업지시가 내려지는 이 타이밍에서부터 본격적으로 난관에 봉착하기 시작합니다. 


보통 무언가를 오랜 기간 준비했다면 굉장히 많은 아이디어가 머릿속에 존재할 겁니다. 그리고 이 뛰어난 아이디어들을 많은 사람에게 빠른 시일 내에 공개하고 싶어 하십니다. 물론 a. 자본금이 빵빵하고 / b. 런칭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으며 / c. 작업에 참여하는 인력이 넉넉한 환상의 조합이 준비되어 있다면야 우리는 두려울 것이 없겠지만 인생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 라며 현실의 냉혹함에 머리채를 쥐어 잡히고 시작도 전에 힘이 빠지기 일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업물이 나오기까지에 꼭 필요한 기능들에 우선순위를 메기고 당장 필요치 않은 부분을 과감히 제외시키는 결단력이 필요합니다. 웹사이트이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이런 작업이 조금 더 용이합니다. 보통 런칭때에는 '이 서비스가 잘 돌아가려면 꼭 필요한 기능'들만 제작하는 것을 우선으로 합니다. 그리고 그 서비스가 대중들에게 사용되어졌을 때 어떤 피드백이 오는지 학습해가면서 필요한 부분을 보충해 버전을 업그레이드해나갑니다. 처음 기획할 때부터 완벽한 서비스나 제품이 설계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세상에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디자인이란 본디 유저들이 사용을 직접 해봐야만 더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4. 큰 틀은 가급적 작업 초기에 잡아야 한다.


기획의 중요성은 백번 강조해도 모자랍니다. 해당 분야를 직접 진행해본 경험이 많지 않다면 기획은 디자이너와 함께 진행하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기획을 할 때에는 우선 큰 틀을 잡고 각 틀에 맞는 세부사항들을 결정하게 되는데, 이 큰 틀이라는 것은 작업이 10%만 진행되더라도 수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개발요소가 들어가게 되는 서비스일 경우 기획의 중요성은 더더욱 높아집니다.


3번에서 선택과 집중을 할 때, 예산과 시간이 부족하니까 기획부터 단축시키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시는 분들을 몇 번 겪어본 적이 있고 실제로 그렇게 진행한 적도 몇 번 있습니다. 하지만 구체화된 기획서 없이 진행할 경우 거의 모든 사례에서 작업 기간이 오히려 예정보다 훨씬 더 늘어나게 됩니다. 설계도 없이 집을 짓는 느낌이랄까요? 점토와 밀짚으로만 만드는 움막은 설계도 없이도 대충 흉내 낼 수 있다 치지만 그래도 사람이 살만한 집에는 배선도 들어가야 하고 상하수도도 깔려야 하고 창문도 달아야 하니까요. 이미 벽돌을 쌓기 시작했는데 출입구의 위치가 바뀌어 버리게 된다거나 부엌이 있어야 할 곳에 안방을 설치하겠다고 변경이 되면 작업시간이 몇 배씩 늘어나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닐까요. 


공포의 그 한마디 "아, 맞다"



5. 직접적인 메시지 전달을 위해 시각적 레퍼런스를 준비하라.



폰트는 산세리프가 좋을 것 같은데 헬베티카나 고담처럼 뻔한 타입 페이스보다는 몽세라 Montserrat나 파핀스 Poppins 같은 폰트를 시도하는 게 흥미로울 듯하네요. 그리고 이 흰 바탕 위의 텍스트는 사이즈를 줄이되 웨이트를 굵게 하고 자간을 조금 넓혀서 대비를 최대화시키는 방식으로 공간감을 살리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아마 여러분께서 디자이너라면 이런 식으로 피드백을 전달하실 겁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여러분은 디자이너가 아닙니다. 저런 피드백을 준비 못하는 것이 굉장히 엄청나게 자연스럽고 당연한 겁니다. 만약 본인이 저렇게 디테일하고 날카롭게 디자이너가 놓친 부분을 샅샅이 지적해내는 능력이 있다면 심각하게 디자이너로 전직을 고려해보셔야 합니다(진지). 부럽네요 왜냐면 저는 그런 능력 못 갖고 태어나서 헤헿


뭔가 시안이 좀처럼 내 맘에 들지 않고 상상했던 것보다 겉도는 것 같다면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했듯, 열심히 설명하시는 것보다 사진을 한 장 보여주며 이렇게 해주십시오! 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어 "이미지가 크게 들어가고 심플한 글씨체가 적당한 사이즈로 들어가게 해 주세요" 보다 "그.. 그.. 그 뭐냐 유니클로 광고처럼 만들어주세요!" 가 서로의 마음속에 훨씬 와 닿지 않습니까? 애플리케이션을 의뢰할 때도 '이 어플의 어떠어떠한 기능 + 저 어플의 이러이러한 기능이 좋더라'라는 식으로 설명하게 되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이런걸 가져오시면 ... 뭐... 노력은 해보겠습니다



레퍼런스를 보여주는 것은 그 디자인을 벤치마킹하려는 것만은 아닙니다. 클라이언트가 생각하는 '올바른 디자인', '효율적인 디자인'이 뭔지 디자이너가 파악하기 쉬워지기 때문입니다. 클라이언트께서 원하는 스타일을 파악하게 된다면 작업의 맥락이 크게 뒤집히는 확률이 매우 줄어들게 되고, 디자이너 측에서 클라이언트가 좋아할 만한 스타일을 제안하기에도 훨씬 편합니다.



6. 단순한 수정은 단순하지 않을 수 있다.


웹사이트 대시보드에 버튼 하나를 추가하는 것. 텍스트 사이에 이미지를 한 개만 삽입하는 것. 폰트 사이즈를 전체적으로 키우는 것. 얼핏 들으면 모두 시간이 많이 들지 않는 사소한 수정사항이라고 보입니다. 하지만 단순해 보이는 수정사항은 실제로 전혀 단순하지 않을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디자이너가 가장 많이 좌절하고 힘이 드는 경우가 아닐까 싶습니다. 디자인을 하는 데 있어 디자이너의 고민이 묻어나지 않는 요소는 단 하나도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 고민의 결과가 쉽게 수정되어야 한다면 힘이 계속 빠질 겁니다. 이런 상황을 만들지 않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수정에 앞서 그 디자인이 어떤 고민을 거치고 어떤 의도로 제작되었는지를 디자이너에게 물어보는 것입니다. 디자이너는 고용된 컨트랙터로써 자신의 디자인을 설명해야 하는 의무가 있고, 또 클라이언트의 요구사항에 응해야 할 책임도 분명 존재합니다. 설명을 들은 뒤, 이 수정사항이 디자인적으로 또는 개발 구조적으로 문제가 없을지 물어봐주시고 어떤 이유로 인해 수정을 해야 하는지 간단한 설명을 곁들여 주시면 대화는 훨씬 유연하게 클라이언트 님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8. 애매할 때는 디자이너를 믿어보는 것도 괜찮다.


I can show you the worl... 



작업을 진행하다 보면 결정을 내리기에 애매한 경우가 종종 생깁니다. A폰트와 B폰트 중 어떤 것이 더 가독성이 좋을지, 이 기능과 저 기능 중 유저에게 더 효율적인 UI가 무엇일지 등등 정해진 답이 없기 때문에 선택이 주저하게 될 경우는 수도 없죠. 딱 이거다!라는 옵션이 없고 다 고만고만하다면 디자이너의 선택을 믿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기본적으로 디자이너들은 내 손으로 만드는 것에 대한 굉장히 거대한 자부심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디자이너들은 일한 경력에 비해 포트폴리오의 개수가 많지 않은데 그만큼 자신의 작품이 도달해야 하는 퀄리티에 대해 엄격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어도 사용성이 형편없고 심미적으로 뛰어나지 않은 시안은 제안하지 않을 겁니다. 디자이너가 제안하는 의견이 사소한 부분에서조차 좀처럼 디자인에 적용되지 못하고 묵살당하게 되면 디자이너는 금세 작업에 대한 열정을 잃고 그 프로젝트를 빨리 '쳐내야' 하는 임무 정도로만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어쨌든 이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니까



매번 마스터피스만 나오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하니 노력이라도 해야겠죠


사람은 일을 하는데에 있어 감정이 개입되면 안 된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디자인을 하는 주체도 결국은 사람인데 그게 말처럼 쉬울까요. 피고용자의 입장에서 어찌 보면 조금은 뻔뻔한 부탁일 수 있지만 조금만 더 여유와 이해를 갖고 디자이너의 입장에서 생각해주신다면 저희도 언제나 좋은 결과물로 보답해드릴 수 있도록 열과 성의와 영혼을 갈아 작업에 매진하겠습니다.


근데 이 글은 왜 이렇게 쓸데없이 길어진 걸까요? ㅇ ㅏ 실컷 투정했으니 다시 일하러 가야겠다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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