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의 진정한 로컬라이징이란
안녕하세요. 세컨드스페이스 김성환입니다.
오늘은 일 년에 한 번씩 있는 스타트업 포럼 2019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행사는 'K-startup, Go abroad' 캐치프레이즈로 한국 스타트업의 미래 터전인 글로벌 시장 전략을 살펴보는 주제로 진행되었습니다.
그중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글로벌 뷰티 크리에이터 '회사원 A'님의
'1인 미디어에서 출발한 글로벌 K-콘텐츠'에 관한 주제였습니다.
회사원님은 뷰티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기 이전 유창한 외국어 실력을 살려 모바일 게임 회사인 '게임빌'에서
글로벌 PM으로 근무하셨는데요.
퇴직 후 자신의 취미와 재능을 살려 한국에서 뷰티 크리에이터로 활동을 시작하여 현재
유튜브 총 구독자수 약 200만 명 (회사원A, 회사원J, 서브채널 2019년 3월 기준)을 기록하였습니다.
2014년 한국에서 인지도를 확보한 회사원A님은 일본 유튜브에 새로운 채널로 진출하였고,
한국의 뷰티 콘텐츠를 일본인에게 맞도록 로컬 라이 징하여 '한국의 뷰티 전도사'로 성공적으로 정착하였습니다.
그럼 회사원A님은 일본 시장의 특성을 어떻게 분석하였고,
일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콘텐츠를 어떻게 로컬라이징 했을까요?
저도 유년기 시절 일본에서 10년 정도 거주하였고,
판교의 모 게임회사에서 일본 현지화를 담당했었던 직원으로서
매우 흥미로운 주제이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회사원A님 유튜브 진출 초기부터 구독자여서 해당 주제를 다룰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일본은 경제 대국 3위이자 지리적, 문화적으로 우리나라와 가장 인접한 시장으로
저희와 같은 IT서비스 기업은 절대로 무시할 수 없는 시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일본에 맞는 로컬라이징이란 무엇이며,
일본 시장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회사원 A님의 발표와 저의 경험을 토대로 작성하였습니다.
일본은 낚시 바늘 시장이다.
많은 글로벌 기업이 일본만큼은 현지화하기가 힘들다는 얘기를 합니다.
미국, 중국과 같은 마켓 사이즈가 큰 국가는 다양한 민족이 공존하고 있어
서비스를 론칭하여 '그물 쳐 놓으면 걸리는' 시장이지만,
일본은 '낚시 바늘만 무는'의 시장입니다.
소비자를 물고기로 비유하자면
한 마리 한 마리 꼼꼼히 미끼를 걸어 던지고 낚고의 연속인 거죠.
따라서 로컬라이징을 할 때 이러한 사실을 염두하고
철저한 시장분석과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진입하더라도 폭망 하게 됩니다.
그들이 반하는 포인트
사진은 일본의 대형 서점에서 비 오는 날 책을 구매했을 때의 모습입니다.
일본의 紀伊国屋書店(키노쿠니야 서점)에서 시작한 서비스로 고객으로부터 대호평을 받아
화제가 되었던 기본적인 서비스인데요.
해당 서점뿐만이 아니라 다른 서점에서도 고객 응대 매뉴얼은 아래와 같이 꽤나 상세합니다.
고객이 구매한 책은 북커버를 씌운다. (일본인 특유의 개취 존중)
쇼핑백에 비닐을 씌운다. (비 오는 날에는 종이백이 젖어 책이 상하지 않도록)
쇼핑백의 손잡이 부분이 열리지 않도록 테이프로 감아준다.
일본 소비자가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물건을 구매할 때의 기준은 다른 나라의 소비자와는 조금 다릅니다.
일본 소비자는 기능적이고 새롭게 바뀌기는 것을 선호하기보다는
자신의 사소한 부분을 공략당하는 것으로 구매의 타당성을 느끼죠.
또한 매뉴얼이 상세하고 점원으로부터 조금은 과도하게 설명 들었을 때 그들은 '친절한 서비스'라고 느낍니다.
따라서 일본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들의 성향과 문화를 이해해야 하며 배려해야 합니다.
일본 소비자의 경우 이러한 세심한 운영으로 한번 LOCK-IN되면 평생 가는 신뢰로 충성심이 높습니다.
걱정을 두려워한다.
일본인은 心配症(걱정증)이 많습니다.
사소한 것에 대해서도 쉽게 怖い(두렵다)고 느끼죠.
따라서 서비스를 설계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대면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대면을 하더래도 매뉴얼에 따라 사무적으로 아주 세심하게 나를 대해주길 바란다 (그들이 생각하는 친절)
텍스트로 소통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
서비스 내용이 텍스트로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한다.
일본인은 특히 텍스트로 적힌 내용은 무조건 보장이 된다고 믿습니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도 똑같지만 일본은 유독 심합니다.
텍스트 중심적인 디자인
일본이 텍스트를 맹신하는 것은 디자인적으로도 비교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경우는 기능 중심의 디자인에 비해
일본의 디자인은 텍스트 중심입니다.
개찰구의 표를 이렇게 넣으세요.
넣을 때에는 이러한 부분에 주의하세요.
문이 열리면 빨리 지나가세요.
이러한 상세한 설명이 텍스트로 보이지 않으면
불안해하기 때문이죠.
만약 개찰구에서 사고가 나면 (사실 사고가 나도 무슨 사고가 일어나겠냐만 서도..)
일본인들은 개찰구에 주의사항이 적히지 않았다! 하며 책임을 전가합니다.
일본에서 서비스를 준비할 때에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보충설명을 많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본인들은 설명이 생략되거나 작은 허점이라도 보이면
그것을 노려 악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너네가 적지 않았으니까 난 모른다. 배 째라! 이런 경우도 일본에서는 이해받을 수 있는 행동이라는 것..)
일본 앱에서의 디자인을 보면 한국 디자인에 비해 텍스트가 많으며.
앱의 메인 화면인데도 상품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게 나와있습니다.
(심지어 설명이 코디의 신발 부분은 개인의 것이다. 주의하라..라는 너무나도 사소한 내용까지..)
따라서 서비스의 일본 로컬라이징 시에는 이러한 디자인적인 부분도
그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합니다.
1. 일본 시장은 한명 한명을 공략한다는 마음으로 임해야한다. (타겟을 더욱 뾰족하게 설정)
2. 자세한 텍스트 설명을 선호한다.
3. 우리가 생각하는 '친절'과 그들이 선호하는 '친절'은 다르다.
4. 과한 친절과 설명은 그들에게 안심으로 다가온다.
5. 한번 LOCK-IN된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매우 높고, 그만큼 충성도 없는 브랜드에 대한 불안감이 높다.
6. 글로벌 서비스는 없다. 수 많은 로컬서비스의 모음일 뿐이다.
7. 큰 승리를 거두기 보다는 작은 승리의 연속을 노리자.
이상 일본 로컬라이징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일본향'과 실제로 '일본인에게 맞는' 서비스는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회사원A님과의 기념적인 사진을 첨부하고 이만 물러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시각 보호를 위해 저의 못난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하였습니다. )
written by. 세컨드스페이스 김성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