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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Jin Pak Apr 24. 2017

20170424 학교 일기

학급 스포츠 클럽 대회

드디어 이겼다. 드디어. 드디어다. 드디어.

우리 반은 스포츠클럽대회만 하면 좌절이 많았다. 지난 2,3,4반을 대상으로 한 피구대회 반 대항전에서는 모든 학급에게 모든 세트에서 졌다. 2판 3선 승제 경기에서 2판 모두 연속으로 졌고 경기는 일찍 끝났다.


'괜찮아! 최선을 다했어! 너넨 어느 반보다 경기 규칙도 잘 지켰어. 오늘 정말 훌륭하게 싸웠어!'


라고 격려와 응원을 하는 것 외에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매번 졌지만  나는 우리 반이 대견스러웠다. 우리 반은 경기 때마다 지면서도 그다음 경기에서는 또 최선을 다했다. 지칠 만도 했지만 전략도 세우고 경기 전에 화이팅도 하고 서로를 격려했다. 그러나 결과는 같았다. 졌다.

우리 반에게 피구대회는 스크래치 같았다. 그나마 체육에 트라우마가 생기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새로운 종목으로 학급대항 경기가 있었다. 종목은 '장애물 이어달리기'. 장애물 이어달리기는 운동장 한 바퀴를 이어달리기를 한다. 중간에는 장애물이 2개 있다. 콩주머니를 던져 상자 속에 던지기와 콘을 피해 지그재그로 뛰기이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점심시간에 나는 학생들에게 영상을 하나 보여주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7ymriMhoj0


경기 전까지 계속해서 말했다.


'넘어지면 일어서면 된다. 혼자 일어서지 못하면 친구가 도와줄 거다. 괜찮다. 우리는 언제나 잘 할 것이다. 그냥 웃으면 된다.'


경기는 시작했다. 우리 반은 정말 열심히 뛰었다. 경기 내내 우리는 서로를 응원했다. 못 뛰어도 잘 뛴다고 격려했다. 우리는 믿었다. 지금 순간 흔들릴지라도 결국에는 이길 거라고 믿었다.


그리고 우리는 꼴찌에서 벗어났다.


우리는 사실 장애물 달리기에서 1등을 하지 못했다. 우리는 2등을 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꼴찌 타이틀에서 벗어난 게 이긴 거나 다름없었다. 1등을 한 것보다도 더 기뻤다. 감격스러웠다. 우리 반도 하면 할 수 있다. 공은 잘 못 던지고, 못 피했지만 달리기만큼은 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실제로 우리는 잘했다.



잘 했을 때는 그 순간의 기분을 실컷, 맘껏 누려야 한다.

오늘의 학급 편지를 쓰고 퇴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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