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ejin Jeung Apr 03. 2018

나의 중국식 아침식사,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여행 중 현지에서 먹는 아침식사는 하루의 에너지를 충전해 주면서 낯선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즐거운 체험 중 하나일 것이다. 특히 중국 본토와 홍콩, 대만 등 중화권의 아침 메뉴를 보면 우리와 다르지만 영양가 많고 든든한 음식들이 많으며 종류가 매우 다양해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대륙의 아침을 책임지는 여우티아오와 떠우장

중국 본토에서 가장 사랑받는 아침식사를 꼽자면 단연 여우티아오와 떠우장이 있다. 새벽부터 팔기 시작하는 여우티아오(油条)는 길다란 밀가루 반죽을 기름에 튀긴 것으로 우리의 꽈배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맛은 짭짤하다. 큼직하게 부푼 여우티아오를 콩물인 떠우장과 함께 먹는 것이 가장 흔한 중국의 아침식사 장면이다. 사람들이 출근하기 직전 짧은 시간 동안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경우가 보통인데 튀기고 나서 시간이 지난 여우티아오는 그다지 맛이 없다. 떠우장은 우리나라식 두유와는 달리 단맛이 전혀 없고, 굳히기 전의 두부와 비슷한 맛이 나며 두 가지 메뉴를 함께 먹고 나면 기름기와 단백질 탓인지 속이 든든해진다. 여기에 중국인들은 찻잎과 각종 향료를 넣어 삶은 달걀 ‘차이딴’을 곁들이기도 한다.  


다채로운 죽의 세계, 콘지

전 중화권을 통틀어 가장 흔한 아침 메뉴로는 중국식 죽, 콘지가 있다. 한국에서 죽이 환자식, 혹은 가끔씩 먹는 별식 정도로 취급받는 반면 중화권의 콘지는 일상식에 가깝다. 레시피도 약간 달라 콘지는 닭이나 생선뼈, 말린 해산물, 돼지뼈 등 고기나 채소를 넣은 육수로 흰죽을 끓인 후 부재료를 넣는다. 이 부재료가 매우 다양해서 쇠고기, 해물, 고기완자, 닭고기 외에 심심한 민물생선이나 삭힌 오리알, 돼지 내장, 야채 등을 넣어 먹는다. 쌀알이 살아 있는 한국식 죽과 달리 ‘미음’에 가까운 중국식 죽은 특히 식재료의 종류가 많은 광동 지역에서 발달했다. 생강이며 고수 같은 향신료를 첨가하기도 하며 심지어 패스프푸드점에서도 판매할 정도로 친숙한 메뉴이다. 따끈한 죽에 여우티아오를 찍어 먹거나 짭짤한 반찬을 곁들인다.   


차찬텡에서 즐기는 홍콩식 아침식사

홍콩 여행을 갔을 때 아침식사 장소로는 뭐니뭐니해도 ‘차찬텡(차와 음식이 있는 장소라는 뜻)’을 빼놓을 수 없다. 영국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밀크티와 샌드위치, 토스트, 페이스트리, 스크램블드 에그 같은 서양식 메뉴가 기본으로 나온다. 색다른 점은 밀크티의 홍차 맛이 우리나라 사람들 입에는 쓰게 느껴질 정도로 진하다는 것. 가게에 따라서는 걸쭉한 연유를 섞어 농후한 우유 향에 강렬한 단맛을 맛볼 수 있다. 그밖에 푹신하고 달콤한 프렌치 토스트, 달걀 프라이, 햄, 베이컨 등 다양한 메뉴가 갖춰져 있다 보니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홍콩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메뉴로는 묽은 고기 육수에 삶은 마카로니와 햄, 야채를 띄운 마카로니 수프가 대표적이다. 


싱가포르의 시그니처 메뉴, 카야

싱가포르에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는 이들에게 가장 맛있었던 음식을 물으면 많은 이들이 ‘카야 토스트’를 든다. 싱가포르 시그니처 메뉴라고 할 수 있는 카야토스트는 겉모습을 보면 일반적인 토스트와 큰 차이가 없으나 두툼하게 자른 버터와 함께 싱가포르 특산의 카야잼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이다. 주재료인 카야잼은 달걀과 설탕에 코코넛 밀크를 넣고 바닐라처럼 달콤한 향이 나는 판단 잎과 함께 푹 졸여서 만든다. 카야잼의 맛은 말로 설명하기가 다소 미묘한데, 코코넛이 들어간 진한 커스터드와 비슷하며 코코넛 특유의 향을 싫어하는 이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리기도 한다. 얇은 토스트에 버터를 카야잼을 바르고 버터를 듬뿍 넣는 것이 포인트. 여기에 간장으로 살짝 맛을 낸 수란을 곁들여 찍어 먹으면 궁극의 단짠을 맛볼 수 있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으나 중화권 아침식사의 공통점을 꼽자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매식’으로 아침을 해결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사회주의의 영향으로 맞벌이가 보편화된 영향으로 보는 이들도 있으나 기자의 경우 중국에 거주할 당시 너무 싸고 맛있는 메뉴가 많다 보니 집에서 굳이 아침식사를 차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다채로운 중국의 문화처럼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각종 아침메뉴들은 이방인들에게도 색다른 매력을 준다. 


*위 글은 http://i.wik.im/332491http://i.wik.im/332491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남이 보면 괴식?” 한국식 피자의 다양한 실험과 한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