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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한 맛과 향, 잣 요리의 세계

고급스러운 전통 식재료, 잣을 색다르게 즐기는 법

by Sejin Je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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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잣'하면 (어감과는 달리) 견과류 중에서도 상당히 고가인데다가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있다.


워낙 귀한 식재료이다보니 잣은 화채나 각종 한과에 두세개씩 장식으로 곁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몇 달 전 올리브 TV '밥 블레스 유'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잣 요리, 잣국수를 소개해 화제를 모았다.


잣국수는 잣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경기도 가평의 향토 음식으로, 잣을 곱게 갈아 만든 찬 국물에 메밀면이나 밀면을 넣어 먹는 것이다.


다만 잣국수는 돈 많은 양반들이나 먹을 수 있었으며 이를 대신해 서민들이 즐긴 음식이 콩국수이다.


잣국수를 만들 때는 육수에만 잣을 넣기도 하고 면을 뽑을 때 잣가루를 섞을 수도 있다.


여름철에는 시원하게 만들지만 겨울철에는 보다 굵은 면발을 넣은 따뜻한 잣국수를 먹는다고 한다.


그밖에도 가평에는 고소하고 달달한 잣막걸리와 잣으로 만든 묵, 잣죽, 잣곰탕 등 다양한 메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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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잣 요리 하면 역시 잣죽을 들 수 있다. 불린 쌀과 잣을 갈아내 고소하게 끓인 잣죽은 입맛을 잃었을 때 좋으며 시원하게 먹어도 또 다른 맛이 난다.


잣으로 만든 잣묵은 마치 두부처럼 부드러운 식감에 잣 특유의 향이 인상적이다.


오래 전 드라마 ‘대장금’에는 어린 생각시들이 솔잎에 잣을 끼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잣솔’이라고 부르는 안주류이다.


신부가 시부모에게 첫 인사를 드리는 폐백상에도 이 잣솔이 오르는데 5개씩 묶어서 붉은 실로 매어 장식 용도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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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요리에는 특히 잣이 많이 쓰이는데 대하를 쪄서 각종 야채와 함께 잣즙으로 무쳐낸 대하찜은 은은한 풍미가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장희빈이 즐겨 먹었다는 궁중 보양식인 닭고기 요리 임자수탕 등 각종 냉채 요리에도 잣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가 하면 이탈리아에서 많이 먹는 페스토 소스는 신선한 바질 잎에 잣과 파마산 치즈, 마늘, 올리브유를 넣어 만든다.


잣 생산량이 많기로 유명한 터키에서는 전통 과자인 바클라바를 만들 때 잣을 사용하기도 한다.


잣을 각종 요리에 넣을 때는 특유의 향이 강하기 때문에 다른 재료의 맛을 압도해 버리지 않도록 적당량을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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