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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jin Jeung Dec 11. 2018

럭셔리한 맛과 향, 잣 요리의 세계

 고급스러운 전통 식재료, 잣을 색다르게 즐기는 법



'잣'하면 (어감과는 달리) 견과류 중에서도 상당히 고가인데다가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있다. 


워낙 귀한 식재료이다보니 잣은 화채나 각종 한과에 두세개씩 장식으로 곁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몇 달 전 올리브 TV '밥 블레스 유'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잣 요리, 잣국수를 소개해 화제를 모았다.


잣국수는 잣의 본고장으로 알려진 경기도 가평의 향토 음식으로, 잣을 곱게 갈아 만든 찬 국물에 메밀면이나 밀면을 넣어 먹는 것이다.


다만 잣국수는 돈 많은 양반들이나 먹을 수 있었으며 이를 대신해 서민들이 즐긴 음식이 콩국수이다.


잣국수를 만들 때는 육수에만 잣을 넣기도 하고 면을 뽑을 때 잣가루를 섞을 수도 있다.


여름철에는 시원하게 만들지만 겨울철에는 보다 굵은 면발을 넣은 따뜻한 잣국수를 먹는다고 한다.


그밖에도 가평에는 고소하고 달달한 잣막걸리와 잣으로 만든 묵, 잣죽, 잣곰탕 등 다양한 메뉴가 있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잣 요리 하면 역시 잣죽을 들 수 있다. 불린 쌀과 잣을 갈아내 고소하게 끓인 잣죽은 입맛을 잃었을 때 좋으며 시원하게 먹어도 또 다른 맛이 난다.


잣으로 만든 잣묵은 마치 두부처럼 부드러운 식감에 잣 특유의 향이 인상적이다.


오래 전 드라마 ‘대장금’에는 어린 생각시들이 솔잎에 잣을 끼우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잣솔’이라고 부르는 안주류이다.


신부가 시부모에게 첫 인사를 드리는 폐백상에도 이 잣솔이 오르는데 5개씩 묶어서 붉은 실로 매어 장식 용도로 쓰인다.



궁중요리에는 특히 잣이 많이 쓰이는데 대하를 쪄서 각종 야채와 함께 잣즙으로 무쳐낸 대하찜은 은은한 풍미가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장희빈이 즐겨 먹었다는 궁중 보양식인 닭고기 요리 임자수탕 등 각종 냉채 요리에도 잣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가 하면 이탈리아에서 많이 먹는 페스토 소스는 신선한 바질 잎에 잣과 파마산 치즈, 마늘, 올리브유를 넣어 만든다.


잣 생산량이 많기로 유명한 터키에서는 전통 과자인 바클라바를 만들 때 잣을 사용하기도 한다.


잣을 각종 요리에 넣을 때는 특유의 향이 강하기 때문에 다른 재료의 맛을 압도해 버리지 않도록 적당량을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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