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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세준 Aug 03. 2022

비효율에 얼마를 지불하셨나요  


하나의 일을 처리하기 위해 어떠한 행동 항목들이 필요한지 분류해본 적이 있는가?

가령 '일간 매출 보고서 작성'이라는 업무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매우 단순해 보이는 '일간 매출 보고서 작성'이라는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 어떠한 행동 항목들이 필요한지 임의의 기준으로 나눠보았다.


*전제조건 : ⓐ단순 매출 기입 외에 코멘트, 주석, 이슈 분석 등은 하지 않음 ⓑ판매 채널은 3곳이라 가정함 ⓒ책정된 시간은 '몰입' 기준의 소요 시간임 ⓓERP와 같은 매출 취합 기능이 있는 솔루션을 사용하지 않음


[행동 항목]

1. 판매 채널 로그인 후 접속 

2. 판매 채널 내 매출 내역 조회 페이지 접속

3. 조회 페이지 내 필터 기능을 통해 보고 일자 설정 후 조회

4. 매출 확인 후 보고서(시트, 엑셀 등)에 매출 기입

5. 보고서 내 수식, 형식 통일 혹은 이전 버전과 연결 



행동 항목 (1)~(5)를 수행하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을 측정해보자.



1. 판매 채널 로그인 후 접속

ㄴ(로그인 정보 찾기)+(웹 사이트 접속) = 30s


2. 판매 채널 내 매출 내역 조회 페이지 접속

ㄴ(내비게이터 내 대 카테고리 접속)+(내비게이터 내 세부 카테고리 접속) = 20s


3. 조회 페이지 내 필터 기능을 통해 보고 일자 설정 후 조회

ㄴ(필터 값 설정) = 30s


4. 매출 확인 후 보고서(시트, 엑셀 등)에 매출 기입

ㄴ(보고서 파일 컨택, 오픈)+(연산 후 기입)+(더블체크) =120s

 

5. 보고서 내 수식, 형식 통일 혹은 이전 버전과 연결 

ㄴ(수식, 형식 통일) or(이전 버전과 연결) = 60s



단순히 매출만을 보고서에 기입하는 업무가 대략 판매 채널 당 260s 정도 소요된다.

판매 채널이 3곳으로 가정했기 때문에 260s*3곳 을 하면 도합 780s가 소요된다.


분으로 변환해보면 약 13분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할 수 있다.


추산을 통한 측정값이며, 사람은 항상 몰입해있는 환경일 수 없다는 전제하에 실제 소요 시간과는 당연히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해당 부분은 감안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편의상 무식한 방법을 통해 조금 더 계산해보자.


*추가되는 전제 : 해당 업무 수행 직원의 연봉 : 3,000만 원(시급 약 1.3만 원)


시급 약 1.3만 원에 직원에게 분급은 약 216원이다.

216원(분급)*13분 = 2,808원이라는 금액이 산출된다.


일 기준 2,808원이 소모되는 업무이다. 

월 기준(근로일 22일 기준) 61,776 원이고, 

연 기준 741,312 원이 소요되는 업무로 아주 단순하게 계산해볼 수 있다.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자.

 

복잡한 다관점 분석과 계산이 필요한 게 아닌 위에서 언급한 [단순해 보이는 '일간 매출 보고서 작성']이라는 업무가 연간 741,312 원에 비용을 소모하는 업무라고 생각해보면 '단순하다.'라는 업무가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매우 단순한 업무에 연간 741,312원 을 사업을 영위하는 내내 지불하고 있다.




아주 단순하면서도 무식한 예시와 계산을 위에서 들어보았다.

'일간 매출 보고서 작성'이라는 업무와 같은 수준으로 여겨지는 '단순한 업무' 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전체 근로 시간 중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할 거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위와 같은 '단순한 업무' 들이 없어서는 안 되는 업무이기 때문에 없앨 수도 없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나는 기업이 '단순한 업무' 들에 지불('혹은 투자)하는 비용이 매우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욱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인지하지 못한 비효율'에 지불한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무언가 [기록하고, 찾고, 저장하고, 분류]하는 행동 항목은 직책과 직무를 막론하고 업무 시간 중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할 것이다. 하루에 수행하는 업무를 모두 분 단위로 기록하고 분류해보면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나온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기록하고, 찾고, 저장하고, 분류]하는 행동 항목은 대부분 기술적으로 대체가 가능하고, 혹은 사내 시스템의 조그마한 변경점만으로도 비교적 쉽게 개선할 수 있다. 하다 못해 시중에 나와있는 3rd party tool과 같은 솔루션 등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인지하지 못한 비효율'은 기존의 효율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과 대체재가 존재하고, 적용할 수 있으나 도입하지 않거나 도입할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정의 할 수 있다.


위에 언급했던 예시 업무도 행동 항목 (1)~(5) 전부를 개선할 수 없지만 30% 이상의 행동 항목은 내가 아는 선에서 충분히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인지하지 못한 비효율'항목을 점진적으로 개선, 소거할수록 조직의 생산성과 부가가치는 당연히 높아진다. 이러한 개선 효과는 휘발적이지 않기 때문에 소거될수록 갖는 힘이 매우 커진다.




본인 혹은 직원의 '인지하지 못한 비효율'의 더 이상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부가가치가 왜 커질까?

비용을 지불한다는 비유는 '시간'을 투자하는 시간운용을 뜻한다.


'시간'이라는 재화의 가치는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어떤 업무를 하며, 어떤 결정을 하고, 어떤 문화를 가졌는지 등... 수많은 환경 요인에 의해 시간의 가치는 변동성을 갖는다.


사업주는 구성원의 '시간'을 매수했고, 그 '시간'을 얼마나 잘 운용하는지에 따라 '시간'이라는 재화의 가치는 변동성을 갖게 될 것이고, 투자 결과 또한 차이를 보일 것이다.

'시간'이라는 재화를 '인지하지 못한 비효율'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게 되면 더 전문성을 필요로 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고관여 업무에 투자할 수 있는 투자금액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즉, 기회손실이 발생한다고 본다.


부족하고 한정된 자원으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조직에서는 이 기회손실이 향후 생존의 당락을 가르는데 큰 기여 요소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가뜩이나 바쁘고 실무에 치여있겠지만, 휘발성 없이 지속되는 효율이 가진 힘은 작지 않다.

당장 실천해볼 수 있는 것을 제안한다.


1. 하루 동안의 업무를 녹화 혹은 스톱워치 등을 통해 기록한다. (수단은 무엇이든 좋다!)

2. 업무 단위가 아닌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행동 항목을 기준으로 최대한 분리, 분류해본다.

3. 행동 항목 중 소요 시간, 빈도 수등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설정한다.

4. 개선하기 위한 행동 (프로세스 변경, 기술적 자문, 외부 솔루션 컨택 등)을 한다. 

5. 적용하고 실무 중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 추가 개선 필요 사항이 있는지 점검한다.


적용했을 때 유효한 방법은 다른 유사한 행동 항목에도 거의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처음 시작이 어렵고, 난해할 수 있으나 형태만 살짝 다를 뿐 하나, 둘 개선하다 보면 이후에는 베리에이션을 통해 더욱 쉽게 개선할 수 있다.

 

 *경계해야 할 사고 "얼마 안 걸리고 간단한데 뭘, 그냥 내가 직접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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