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상대성이론

어느 사이비 물리학자의 고양이의 시간과 상대성이론에 대한 어설픈 고찰

by sekikumo

구름이는 생각보다 작기도 하고 크기도 하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면, 어떨 때 보면 작고 어떨 때 보면 크다는 말이다. (끄덕)


?


또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우리 눈은 참 믿을만한 것이 못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름이와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면, 이 친구 생각보다 많이 컸는걸?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밤중에 우다다하고 있는 걸 보면 존재감이 커지면서 구름 이도 거대하게 느껴진다.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챗셔' 같다. 능글맞게 웃으면서 우리를 내려다보는 소름 끼치는 고양이.



빗질을 해주거나 쓰다듬어 줄 때면 또 보들보들하니 감촉이 좋다. 마치 곰에게 폭 안겨 있는 기분을 선사한다. 털도 조금 더 빵실 빵실해진 것 같고 팔다리도 길어진 것 같다.


그런데 이른바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면 우리가 만난 지는 겨우 한 달이 채 안 된다. 한 달 만에 눈에 띌 만큼 클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을 가다듬고 다시 구름이를 보면 갑자기 구름이가 콩알만 해 보인다. 정말로 콩알만 해 보여서 하마터면 못 보고 지나칠 뻔한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지금 이 사진도 갑자기 구름이가 너무 작아 보여서 신기해서 찍은 사진이다. 세상에 이렇게 작을 수가 있나?!


아기 고양이와 살면서 느끼는 점은, 이 친구는 확실히 우리 인간과의 속력과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크는 속도도 다르고 잠자는 시간도 다르다. 우리는 같은 시공간을 공유한다고 생각하지만 글쎄 아닐지도 모르겠다. 그것을 종종 구름이의 거대함과 초라함을 "느끼면서" 깨닫는다. 우리의 진정한 모습은 그렇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느껴지는 것이다.


이런 상대적이고 주관적이고 또 어떻게 보면 절대적인 그런 세상에서의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건방지게 사랑이라느니, 감사라느니 하는 멋진 말은 하지 않고 싶다. 나는 부처도, 예수도 알라도 아니니까.


다만 감탄 정도는 해도 되지 않을까. 저 초라하고 거대한 구름이에게. 그리고 의미 없지만 근사한 우리 삶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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