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물감,음표

어떤걸로 표현 하실래요?

by BONAVIA

종이 한 장과 연필 한 자루.

세상에서 가장 적은 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는 일이 글쓰기다. 글쓰는 작가에게는 손과 무언가 쓸 수 있는 것, 그것으로 충분하다. 카페 구석이든, 새벽의 부엌 식탁이든, 흔들리는 버스 안이든 — 글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글쓰기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창조 행위 중 가장 평등하고, 가장 성실하며, 가장 순수한 일이다. 요즘 ㄴ가 글에 대해 느끼는 부분이다.



그토록 단순한 도구에서 나온 것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들 중 하나가 된다.


독자는 자신의 목소리로 그 말을 되뇐다. 작가의 생각이 독자 자신의 생각인 것처럼 울린다. 이것이 글이 가진 이상한 마법이다 — 글은 읽히는 순간, 독자의 내면에서 다시 태어난다. 같은 장면을 글.이미지,음악 으로 표현했을 때 나는 글로 장면을 만났을 때 그 장면이 가장 크게 다가 온다.


나는 해외에서 주재원 배우자로 살며, 글을 썼다.

누군가에게 말을 걸 수 없을 때, 감정을 어딘가에 내려놓아야 할 때, 글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렇게 쌓인 글들이 책이 되었고, 그 책이 나를 지금 이 자리까지 이끌었다. 출판사를 차리게 될 줄은 몰랐다.

글이 나를 살렸고, 글이 나를 만들었다. 그리고 요즘, 글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5년 동안 읽은 책보다 최근 6개월 동안 손에 닿은 책이 더 많다.

매일 글을 읽고, 매일 글을 만진다. 그러다 보니 이전에는 그냥 지나쳤던 문장들이 이제는 가슴 어딘가를 건드린다. 와, 이걸 이렇게 쓸 수 있구나. 이 감각이 점점 선명해진다.

미술을 공부하던 시절, 나는 화가들이 세상을 이미지로 번역하는 방식에 놀랐다. 지금은 작가들이 세상을 문장으로 번역하는 방식에 똑같이 놀란다. 같은 감정을 두고도, 저렇게 다른 말로 정확하게 표현 할 수 있다니.

그리고 그것에 내가 감동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감사하다.


글은 가장 정직한 매체다.

문장의 리듬에, 단어의 선택에,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지 않았는지에 — 사람이 배어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을 종이 위에 놓는 일이다.

재료는 가장 가볍고, 요구하는 것은 오직 한 가지 — '진심'과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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