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가기 싫어!

그럼에도 내가 아이의 수영을 포기 못하는 이유.

by BONAVIA

한국에 귀국한 후, 영어만큼 포기할 수 없었던 건 아이의 '운동'이었다.

인도네시아 국제학교에서는 교실 이동 수업, 수업 전 리세스, 점심 후 놀이터, 방과 후 운동, 하교 후 자유 놀이까지 — 아이가 충분히 몸을 쓰고 체력을 기를 수 있는 시간이 곳곳에 있었다. 그런데 한국 학교는 달랐다. 하교 후에는 학원이 기다리고 있었고, 학교 체육 시간에는 30명이 넘는 학생들이 좁은 공간에서(체육관을 사용하기 어려울 때는 교실 안에서 진행) 충분히 움직이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동네 여러 수영 시설을 둘러본 끝에, 주 2회 수업에 다자녀 할인까지 받을 수 있는 수영장을 찾아냈다. 그렇게 수영이 시작됐다.


아이들은 매번 수영을 하기 싫다고 투정을 부렸다.

왜 그럴까 생각해봤다.

국제학교 수영 수업은 놀이를 겸했고, 영법보다는 물과 친해지는 경험을 중심으로, 반 친구들과 함께하다 보니 즐거웠을 것이다. 그런데 한국 수영 수업은 달랐다. 자세와 영법 교정 중심으로, 50분 수업 중 40분을 쉬지 않고 수영한다. 대기실에서 유리창 너머로 아이를 보고 있으면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안다. 아이가 얼마나 숨차하는지를.


그래도 내가 아이들의 수영을 멈출 수 없었던 이유는 이렇다.

어릴 때 몸으로 체력을 쌓는 것,

스포츠를 통해 힘든 것을 버텨내는 경험,

자기 한계를 넘어서는 것,

여자 아이들은 2차 성징 이후 수영을 점점 꺼리게 되는데, 그 전에 물과 충분히 친해지게 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 초등학교 때 배운 수영을 지금도 써먹고 있는 내 자신을 보면서.


요즘 한국 공교육 체육은 '힘들면 쉬어라', '다치면 안 된다'는 안전 중심으로 흘러간다. 그러다 보니 아이가 자기 몸을 충분히 써볼 기회가 줄어들었다.

아이의 영어학원은 따라가지 않지만, 주 2회 수영은 직접 가서 지켜본다. 올해 고학년 반으로 올라간 둘째는 첫날 수업을 마치고 나오며 엉엉 울었다. 언니오빠들의 속도를 도무지 따라갈 수가 없었다고. 그 언니에게 나중에 물어보니, 자기도 처음에는 앞사람과의 간격이 넓고 많이 힘들었는데 지금은 괜찮다고 했단다.


수영이 있는 날 아침, 아이의 투정은 어김없이 시작된다. 하지만 아이도 안다. 수영을 마치고 나오면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끼며 기분 좋게 나온다는 것을(아이가 수영하고 나오면 기분이 정말 좋다고 한다.)


만약 내가 해외에서 아이들의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몰랐더라면, 학교에서 충분히 몸을 쓰며 자란 아이들의 생활을 직접 보지 못했더라면 — 과연 한국에 돌아와서 국영수만큼 수영에 이렇게 정성을 쏟을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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