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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운 Nov 09. 2024

주말 part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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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화창한 주말이었어요. 생각보다 춥지도 않았구. 주말은 왠지 일주일 중 일탈의 기분이라, 무언가 특별하게 보내야 할 것만 같은. 스스로에게 무언의 압박감을 갖게 되는게 조금 있어요. 하지만 막상 대부분 토요일은 병원투어의 날, 일요일은 월요일 출근을 위한 충전의 날의 루틴으로 보내게 되지만요. 에너지 효율이 낮은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일은 일상 속에 비자발적인 쉼표를 드문드문 심어두어야만 하는 삶이랍니다.


새벽, 목이 너무 아파 잠을 설치고서 아침일찍 집 앞 내과를 찾았구요. 주사를 맞고 약뭉치를 한무데기 건네어받아 나오니 주말의 평화로운 오전 풍경에 문득 여행지에서의 아침같은 기분도 들고, 그랬네요.


좀 더 부지런히. 아직 떠나지 않고 머물러 준 가을의 모습들을 담겠다 - 했던 어제의 다짐을 실천하려했던 하루였어요. 집 앞 공원을 타박타박 걸으며 주말 피크닉 나온 사람들도 구경하구, 좋아하는 동글동글 소국과 아이컨텍도 하구. 누군가의 눈에는 띄지 않지만, 누군가의 눈에는 또렷히 드러나는. 숨은 그림찾기처럼 곳곳에 박혀있는 나만의 장면들에 눈도장을 꽝꽝 찍기도 하면서.


작고 소중한 주말이 아직 하루 더 남았다니,

행 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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