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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쩍, 이야기를 쓰고 싶다.
딱히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대단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냥 머릿속에 떠다니는 장면들이 많다.
그 장면들을 놓치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는 거창하지 않다.
누가 상을 받거나 세상을 뒤흔드는 내용도 아니다.
그냥 어떤 날의 표정, 그날의 공기 같은 걸 남겨두고 싶다. 웃기지만 그런 게 오래 남는다. 누군가의 한마디, 버스 안의 낯선 사람 얼굴, 아무 의미 없는 날의 하늘 같은 것들.
나는 그런 조각들을 붙잡아두고 싶다. 글로 옮기면 비로소 내 것이 되는 느낌이 있다. 쓴다는 건, 결국 ‘기억하려는 노력’ 같기도 하다. 잊고 싶지 않은 마음을 붙잡기 위한.
아마도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는 누구의 인생을 바꾸는 큰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나와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이야기일 것이다.
읽는 사람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그걸로 충분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조금은 서툰 손으로 문장을 적는다. 완벽하게 잘 쓰고 싶은 마음보다, 진짜 내 마음을 남기고 싶은 마음으로.
그게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