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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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은 늘 같은 시간에 찾아오지만, 늘 다른 표정을 하고 있다.

하루도 빠짐없이 하늘을 물들이는 자연 현상일 뿐인데, 이상하게도 그 풍경 앞에서는 마음이 느려진다.

문학 속에서도, 영화 속에서도, 내 일상 속에서도 노을은 감정의 밀도를 깊게 만든다.


비장함으로 하루를 여는 날도 있었고, 지친 마음을 질질 끌고 온 날도 있었다.

의지에 불타오르는 마음으로 해를 맞은 적도 있었다.

그렇게 각자의 온도로 보낸 하루가 저무는 순간, 우리는 다시 하늘을 올려다본다.

붉고 주황빛으로 타오르는 하늘 속에 오늘의 감정이 조용히 녹아든다.


그래서 나는 오늘의 노을을 본다.

오늘의 나는 어떤 마음으로 그 하늘을 바라보았을까.

부디, 안도와 평안이 조금은 스며 있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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