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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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곱게 빛나는 것들은 왠지 슬프다.

아름다움이 가진 숙명 같은 것. 바라보는 순간마다 애틋해지고, 손 닿기 전에 먼저 사라질 것만 같아 마음이 저릿하다. 그래서인지 반짝이고 고운 것들을 바라볼 때면 늘 같은 감정이 차오른다. 지금 이 순간이 곧 흩어질 거라는 슬픔.


윤슬도 그렇다. 단 한 번도 같은 모습으로 빛나지 않는 물결이 매 순간 다른 얼굴로 나타난다. 그래서 더 아름답다. 그 찰나를 붙잡아보겠다고 카메라 셔터를 눌러봐도, 남겨진 기록은 늘 실제보다 조금 모자란다.

그래서 이제는 애써 담으려 하지 않는다. 그저 그 순간의 반짝임이 내 마음을 적셔오는 흐름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한다.


나는 윤슬 같은 것들을 내 삶 곳곳에 촘촘히 박아두고 싶다. 삶이 고단하고 세상살이가 유난히 거칠게 느껴질 때, 조금은 무너질 수 있도록. 마음껏 출렁이고 흔들릴 수 있도록. 기를 쓰고 버티지 않아도 되는 순간들, 그저 바라보며 감탄할 수 있는 숨결 같은 것들. 어쩌면 그런 것들이야말로 나를 오래, 단단하게 살아낼 수 있게 하는 힘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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