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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철학자와 경제학자들의 관심사였다. 그들이 공통으로 강조한 것은 공정성, 그리고 ‘동등한 가치’라는 기준이다. 사회가 안정되기 위해서는 가치가 같은 것끼리 바뀌어야 한다는 논리. 머리로는 충분히 수긍이 간다.
나 역시 그 논리에 동의한다. 불공정한 거래가 난무하는 사회가 어떤 혼란을 낳을지는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다만 언제나 문제는 ‘동등한 가치’가 정확히 보이지 않을 때 찾아온다.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것들, 마음의 무게나 타인의 온도 같은 것들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것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삶을 바꿀 만큼 큰 의미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때로는 이런 생각마저 든다. 모든 것을 수치화해 환산할 수 있다면, 더 공정한 등가교환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하고.
하지만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지금은 가볍게 여겼던 것을 내어주고 난 뒤, 한참이 지나서야 그것이 얼마나 귀한 것이었는지 깨닫는 순간이 찾아오기도 한다. 그때 우리는 말한다. ‘등가교환에 실패했다’고.
반대로 확실해 보였던 선택이 기대만큼의 결과를 주지 않을 때도 있다. 모든 것을 걸 만큼 중요한 것이라 믿고 다른 가능성들을 포기했지만, 돌아보면 그만한 성과가 없을 때가 있다. 또 어떤 날은 분명 손해 보는 거래였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 그것이 몇 배의 이익이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이제 알고 있다. 등가교환의 법칙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 저울이 한쪽으로 기운 듯 보이더라도, 그 무게는 시간이 흘러서야 비로소 재어볼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다. 눈에 보이는 저울 대신, 나의 마음과 본능을 조금 더 믿어보는 것.
언젠가 어딘가에 조용히 사두었을지도 모를 복권처럼, 지금의 선택이 훗날 가장 멋진 등가교환의 결과로 돌아올지 누가 알겠는가. 삶은 종종 그런 방식으로 우리의 저울을 다시 세워주곤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