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

by 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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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시간을 보내고 돌아서는 길, 나는 늘 그 사람의 뒷모습을 본다. 멀어지는 몸짓이 손톱만큼 작아지고, 어느 순간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지긋이.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그렇게 해야 할 것만 같다.


뒷모습에는 함께 있을 땐 미처 보지 못했던 결들이 담겨 있다. 누가 보면 알까 싶어 황급히 와르르 쓸어 넣고 닫아두었던 수납장의 틈에서, 빠뜨린 양말 한 짝을 발견하는 마음. 많은 사람들은 모르는 그 사람의 비밀을, 나 혼자 조용히 삼켜버리는 마음이다.


그래서 앞으로도 나는 누군가의 뒷모습을 더 오래, 더 천천히 바라보고 싶다. 습관처럼 마주하는 앞모습만으로 사람을 판단하지 않기 위해. 그 뒷모습에 숨어 있던 마음들을 발견하고 알아차리기 위해.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도,

나의 뒷모습을

그렇게 지긋이 바라봐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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