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낯선공기

Vietnam day) 안녕, 베트남 달랏 Dalat-

by 휴운

-

제일 여행이 실감나는 순간이자 설레이는 순간이 아닐까. 체크인을 마치고 라운지에 앉아 창밖 너머의 비행기들을 바라볼 때. 곧 각각의 목적지로 향해 날아갈 비행기들을 보며 곧 내가 어디론가 멀리 떠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달랏으로 떠나는 것을 결심한 거창한 이유는 단 하나도 없었다. 나에게 주어진 휴가기간은 짧았고, 추위에 젬병인 나는 조금이라도 따뜻한 곳으로 떠나고 싶었다. 너무 먼 곳으로 향하기에는 몸이 고될 것 같았고, 베트남의 흔한 여행지는 왠지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즐겨 보던 여행 유튜버님의 베트남 여행편 영상에서 달랏이 나왔다. 달랏? 처음 들어보는 곳이었다.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행을 많이 다녀 본 사람들 사이에서는 숨겨진 보석같은 곳이라했다. 베트남이지만 고산지역이기에 일년 내내 봄의 기후를 지닌. 어디를 둘러보아도 꽃들이 피어있는 곳이라고 했다. 딱 내 취향인걸? 바로 부산에서의 직항 비행기를 검색했고, 직항편은 비엣젯이 유일했다. 선택지가 없었고 그말은 곧 고민할 것이 없다는 것이기도 했다.



내 비행메이트가 되어준 핑크 토끼. 달랏까지는 5시간이 넘는 꽤 긴 시간의 비행이었다. 잠들었다 깨기를 수없이 반복해도 도착할 기미가 보이지 않아 길고 길게 느껴진 비행. 오래전 호치민과 무이네 여행 이후 두번째의 베트남 여행이었기에 조금 긴장이 되기도 했다.





긴 비행 끝에 드디어 도착한 달랏의 리엔크엉 공항. 소도시의 시외버스 터미널같이 조그맣고 조용했다.

처음으로 타 본 비엣젯이었지만, 워낙 악명높기로 유명했기에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해서 그런지 비교적 무탈히 잘 도착했다고 생각했다. 챙긴 짐도 거의 없었기에 위탁수하물도 없어서 착륙하자마자 홀가분하게 공항을 빠져나왔다.




아직 직항은 제주항공과 비엣젯이 전부인 달랏.

제주항공 신규 취항을 기념하는 홍보물이 커다랗게 붙여져 있었다.




대문자 P 여행자인 내가 비교적 철저히 여행 전 준비하는 것은 공항 - 시내 이동하기.

당연히 그랩으로 이동하면 되겠거니, 생각하고 있다가 여행준비 카페에서 달랏에서는 라도택시라는 것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듣고 황급히 도착 며칠전에 라도택시를 공항 픽업을 예약했다.

카카오톡 채널로 도착 일자와 목적지 등을 알려주면 도착 시간에 맞게 공항에 라도택시 직원이 마중을 나와 택시를 연결해주는 시스템. 내 이름이 커다랗게 적힌 A4 용지를 들고 서 계신 파란 유니폼의 직원분을 보고, 왠지 모를 안도감과 반가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구비구비 산길을 지나고 지나 시내로 향하는 여정. 수시로 휙휙 지나가는 오토바이들의 모습에 베트남에 왔음을 실감했다. 더불어 여태껏 공항에서 시내로 향하는 길 중에 이렇게 산넘고 물건너의 풍경이었던적이 있었던가, 생각했다. 구불구불한 산 길을 한참 달리다보니 멀미가 날 것 같기도 했다. 중간중간 구글맵의 파란 점이 숙소에 가까워지고 있음에 안도하며 그렇게 40여분이 넘는 시간을 달리고 달렸다.





항공권 예약 후 숙소는 정작 아무 생각 없이 멍하게 넋놓고 있다가 여행 딱 2주 쯤을 앞두고서야 숙소 예약을 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홀로 여행에서 숙소란 그저 이 한 몸 편히 뉘일 수 있는 곳이면 상관 없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던 것이다. 나만의 숙소 선택 원칙 첫번째. 무조건 교통이 편리하고 시내와 가까운 곳일 것. 둘째는 좁아도 좋으니 무조건 깨끗하고 청결한 곳일 것. 셋째는 분리된 화장실과 샤워실 및 너무 오래되거나 낡지 않은 곳일 것. 그 조건들에 평균치 이상으로 부합하는 곳을 찾아 결정한 숙소.

택시가 숙소 앞에 도착하자마자 리셉션의 스텝이 달려나와 나의 캐리어를 들어 맞이해주었다.

일단 숙소에 대한 이미지가 +7 상승하는 순간 -

시차 2시간인 나라인 탓에 체크인 시간까지 약간의 시간이 남아, 짐을 맡겨두고서 여행 첫 끼를 해결하기 위해 시내로 향했다.


-

여행 첫끼의 장소는 고민없이 정해둔 곳으로 향했다. 바로 Pho 1c 라는 쌀국수집. 여행을 결심하게 했던 그 유튜버님의 단골 식당이기도 했고, 왠지 베트남 = 쌀국수라는 무의식적인 공식에 입각한 행로였다. (실은 쌀국수를 그렇게 즐겨 먹는 편이 아님에도.) 사실 나에게 여행지에서 식당을 결정하는 데에는 무엇을 먹고 싶다기보다는 어떤 특정 음식이나 메뉴에 대한 호기심이거나, 장소에 대한 호기심인 경우가 많다.

무튼 영상에서 미리 뵈어서 낯이 익은 주인 할머니와, 손녀가 맞아주었던 쌀국수집 Pho 1c. 무조건 첫 방문은 기본인 Pho bo로 선택. 야들한 소고기가 숭덩숭덩 올려진 보들한 쌀국수였다.

어딜 가도 야채 인심이 후한 달랏. 접시에 가득가득 이름을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야채들을 수북히 쌓아서 주신다. 야채 잘 먹고 좋아하는 나는 토끼처럼 오물오물 거리며 뜯어먹기도 하고, 쌀국수에 넣어 먹기도 했다.





요거트 러버(나)라면 쌀국수보다 어쩌면 요거트에 더 깊은 감명을 받을지도 모릅니다.

이 요거트가 너무너무 맛있거든요. 어느 식당에 가도 거의 대부분 직접 만든 요거트가 올려져있다. 물론 무료 제공은 아니지만. 유제품이 발달한 달랏은 어디에서도 요거트는 실패가 없었다. 쫀득하고 부드럽고 크리미했던 요거트.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Vietnam day) 리엔호아 베이커리 LienHo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