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샹젤리제 거리로 구경을 갔는데 '차 없는 거리'로 행사 같은 걸 하고 있었다.
거리 중간중간 마술도 하고, 비보잉도 하고,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끄는 여러 볼거리가 있었다.
엄청난 인파가 모여있는 그룹에 나도 걸음을 멈춰서 구경을 했다.
비보잉 같은 걸 하고 있었는데, 댄서에게 10유로 이상의 후원을 하면 후원자의 국적을 연상하는 춤을 추는 그런 걸 하고 있었다. 예를 들자면 댄서가 들고 있는 모자에 10유로를 내는 사람이 '콜롬비아'에서 왔다. 이러면 댄서들이 '콜롬비아'에서 온 분이 후원해 줬다며 크게 샤라웃을 하고 '콜롬비아' 하면 생각나는 춤을 추는 거다.
그 당시 '한국'이라는 나라를 알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10유로를 쾌척했다.
무슨 춤을 추려나? 라며 잔뜩 기대했는데.....
잊고 있었다. 몇 해전에 전 세계를 뜨겁게 했던 '강남스타일'이 있었다는 것을. 'South Korea'를 샤라웃 한 댄서를 중심으로 모든 댄서가 강남스타일 음악에 맞춰서 군무를 했다.
지겹게 들어서 피곤할 정도였던 노래였는데, 전 세계 사람들이 함께 하는 걸 보니 괜히 내가 다 뿌듯했다.
파리에는 유명한 재즈바도 있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서 파리 관광이라고 검색하면 바로 나오는 곳이다. 내가 방문했을 때도 한국사람들이 꽤 있었다. 나는 혼자 여행했던 거라고 그냥 술 한 잔을 들고 사람들이 춤추는 걸 구경했는데,
한 차례 춤 타임이 끝나고 두 번째가 시작되려고 할 때 내 어깨를 두드리던 남자.
함께 추지 않겠냐고 물어봤고 스윙도 재즈도 모르는 나였지만,
나는 거절하지 않았다.
스윙을 할 줄 몰라도, 재즈를 할 줄 몰라도 우린 서로의 어깨와 손을 잡고 신나게 춤을 췄다.
열심히 춤을 추고 보드카 몇 잔에 기분이 좋아졌다. 나도 그곳에서 춤을 즐기던 파리지앵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한 손에는 길거리 음식인 Crêpes(크레페)를 샀다. 먹으면서 메트로를 타기 위해서 계단을 내려가는데 젊은 버스커가 기타 연주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마침 연주 중인 곡은 ed sheeran의 'Shape of you'였다.
아니 이걸 어떻게 가만히 듣고만 있지?!
적당히 오른 취기와 달달한 당이 들어가자 나는 더 흥이 났고 버스커의 연주에 맞춰서 덩실덩실 춤을 췄다.
귀가를 해야 해서 아쉬웠던 흥을 이렇게 털어냈다.
한 손에 술병 대신 달달한 딸기 크레페를 들고 메트로에서 춤추는 아시안 여자,
그 쉽지 않은걸(?!) 내가 했다.
@모든 사진의 저작권은 셀린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