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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르셀레네 Oct 25. 2021

A부터 Z까지, 맨땅에 헤딩하기

초보 사장, 망망대해 같은 온라인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온라인으로 내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결심하고 난 후의 모습은, 낯선 땅에서 배낭을 둘러메고 길을 헤매는 이방인과도 같았다.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 길을 안내해 주는 이정표가 없이 내 결단만으로 모든 것을 해나가야 했다. 나에게 '자율성'이란 곧 기쁨이고 행복이었지만, 혼자 모든 것을 결정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함께 동반되었다. 누가 하라고 시킨 것이 아니라 내가 하겠다고 결심했기에 이러한 고민을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 또한 없었다. 그렇지만 정말 하고 싶은 것이 생겼고 그것을 도전할 용기까지 냈기에,  '맨땅에 헤딩한다'는 마인드로 그 도전을 시작했다. 안 되면 돌아갈 회사는 많다고 생각하며! ( 사실, 회사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아서 더 열심히 했다. )


◆ 업계와 경쟁사 분석

온라인 창업 교육을 들었을 때 내가 하려는 시장은 크지 않아서 규모를 키우기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었기에, 마음을 가다듬고 업계와 경쟁사 분석을 하기 위해 빈 노트를 펼쳤다. 대학교 때 이후로 SWOT 분석은 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걸 실제로 활용하다니!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내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 요소를 차근차근 작성해나갔다. 과연 SWOT 분석이 도움이 될까 하는 의구심을 반쯤 품고 시작했는데, 글로 정리된 나의 강점과 기회 요소를 모아놓고 보니 '해 보면 나름 승산이 있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약점과 위협 요소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이를 통해 나만의 이정표를 흐릿하게나마 만들 수 있었다.



 아이템 만들기

추운 겨울날, 온라인으로 판매를 시작할 아이템을 선정하기 위해 꽃 시장을 찾았다. 꽃 시장 문을 열고 들어서면 언제나 반기는 생화의 향기로움을 뒤로한 채, 반대편인 부자재/조화/프리저브드 등이 있는 코너에서 탐색을 하기 시작했다. 우선 겨울 아이템을 위해 따뜻한 느낌의 목화와 오너먼트들을 골랐고, 곧 찾아올 봄에 사용하면 좋을 것 같은 실크 플라워 미모사를 한 아름 구매했다. 플라워 클래스를 할 때 미모사 리스 클래스가 정말 인기가 많았는데, 그때 사용했던 생화 미모사와 흡사하게 나온 보송보송한 실크 플라워 미모사에 마음을 뺏겨 버린 것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리스를 만들기 위한 각종 부자재까지 구매한 뒤, 디자인을 완성하고 드디어! 겨울 아이템들을 먼저 업로드하기 시작했다.

초기에 만들었던 미모사 리스, 어느새 르셀레네의 베스트셀러 아이템이 되었다!


 택배사와 계약, 할 수 있을까?

아직 판매된 건 없지만, 주문이 들어오면 택배를 보내야 하는 게 당연지사! 물건을 받을 때는 택배 기사님께 연락하는 게 하나도 어렵지 않건만, 계약에 대해 여쭈려 하니 왜 그렇게 떨리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지내며 업로드를 하다 보니, 하나씩 하나씩 주문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초초초보 사장은 택배 계약으로 말을 떼는 것조차 어려웠기에, 그때마다 편의점에 가서 접수를 하고 택배를 보내곤 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뭐 가까운 편의점 오가는 것쯤이야, 하나도 안 어렵네! 운동하는 셈 치지 뭐.'

그렇게 편의점에서 택배를 보내는 날이 지속되던 중 편의점에서 음료를 사러 오신 택배 기사님과 딱 마주쳤고, 용기를 내어 계약에 대해 문의를 드렸다. 그러고 돌아온 답변은 '한 달에 100개씩 꾸준히 나가면 계약할 수 있어요.'였다.

그 후로 몇 달간 나는 매일, 편의점으로 운동을 나섰다.

이제는 기사님과 나름 친분을 쌓은(?) 것 같다. 이 모든 걸 편의점으로 가져가야 했다면..! 상상하기도 무섭다. 감사합니다 기사님!




< 다음화에서 계속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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