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마튤립 May 24. 2021

우아, 정말 제게 꽃을 배우고 싶으시다고요?

온라인에서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결심한 이유(2)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하겠다고 무턱대고 결심한 건 아니었다.

지금까지 해왔던 분야와 너무나 다른 길이었기에, 그리고 소중한 내 인생이기에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렇게 내려진 결론은 '아직 많은 나이는 아니니까, 도전해봤다가 아니면 다시 재취업 준비를 하자!'였다.


그리하여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배우던 꽃을 더 배우고 또 연습하며 '화훼장식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그 이후에도 연습하고 또 연습해서 스킬을 쌓았다. 짧게나마 다른 샵에서 일도 해 보며 새로운 분야를 탐색해갔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단순히 '꽃집'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그즈음 우연히 지인에게서 꽃을 배워보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그때 그 경험을 놓쳤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나 소중한, 나의 첫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클래스를 하기로 한 전날 밤,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클래스 시뮬레이션을 하느라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설렘과 기대를 한 가득 안은 채, 클래스를 무탈하게 진행했다. 싱그러운 유칼립투스의 향을 맡으며 리스를 만드는데, 모두들 행복해하는 모습이어서 나 역시도 긴장이 사르르 녹았고 2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긴장이 사르르 풀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행복했고 즐거웠다는 후기를 보내온 지인과 지인 친구분들의 메시지에 '이렇게 행복한 일이 있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로, 클래스 후기를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자세히 기록해 남겨두었고 그것을 보고 연락을 주시는 분들이 생겨나 조금씩 조금씩 수강생이 늘어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모르는 분들께 연락이 오니 '우아! 정말 저에게 꽃을 배우고 싶으시다고요?' 하며 재차 묻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기뻤다. 그러나 무엇보다 클래스를 진행할 때 가장 행복했던 건, '그 공간에 있는 분들 모두 행복한 미소를 머금고 꽃에만 집중한다는 점'이었다. 준비해둔 꽃을 만지며 행복해하는 분들을 보는 나에게 그보다 더한 뿌듯함은 없었다. 내가 처음 꽃을 접했을 때의 설레어하던 그 모습이 떠오르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챙겨드리려고 했고, 클래스가 끝나면 행복한 마음만 안고 가실 수 있게 최선을 다했다.


거의 일 년의 시간 동안 클래스를 진행하면서 (따로 작업실을 구하지 않았고, 연남동의 어느 공간을 대여했다) 많은 수강생분들을 만났고, 또 그간 아쉬운 사정으로 만나 뵙지 못한 수강생분들도 꽤 있었다. 그 대부분의 이유는 지역적인 한계 또는 시간적인 한계였다.

'직장이 강남인데 홍대까지 가기가 조금 시간이 걸리는데 강남에서 클래스는 안 하시느냐, 주말 점심 타임 전 오전에 꽃을 만들어 점심에 선물하고 싶은데 오전 클래스는 오픈이 안되느냐, 사는 곳이 노원구 쪽이어서 가는데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은데 시간 조율을 해 주실 수 있으시느냐' 등등의 이야기들이 조금씩 쌓여가니 '내게 클래스를 꼭 듣고 싶어 하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너무 기쁜데, 공간이 딱 정해져 있으니 모든 분들을 만나 뵙기에는 한계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고민 끝에 또다시 결단을 내렸다. '온라인에서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보겠다'라고. 자발적으로 무언가를 찾아내고 성취해낸 적이 없던 내가, 어느새 새로운 걸 고민하면서 즐거움과 기대감을 느끼고 있었다. 자연스레 회사에 대한 미련은 깨끗하게 지워진 지 오래되었고, 또 다른 도전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 다음화에서 계속됩니다 >



르셀레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selene_kor/

르셀레네 온라인 플라워 라이프스타일샵

https://shopping.naver.com/living/handmade/stores/100291901

작가의 이전글 365일, 24시간 언제든 손님이 찾아오는 곳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