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만 안주하려는 당신에게
한 연못에 작은 물고기가 살았다. 연못에는 그 물고기와 비슷한 크기의 물고기들도 있고, 우렁이, 장구벌레 등 어릴 적부터 함께 지낸 친구들이 가득했다. 연못 구석구석을 매일 돌아다니며, 너무도 친숙한 경치와 구조에 안락함을 느끼곤 했다. 연못의 친구들은 서로를 너무도 잘 이해했기에 어떤 긴장도, 걱정도 없이 행복할 것 같은 나날이 계속되었다.
어느 날이었다. 작은 물고기는 자기도 모르게 머리 위를 바라보았다. 저 위에는 정체 모를 작은 빛이 흔들리고 있었다. 물고기는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멀리서 보이는 빛이었기에 이내 흥미를 잃고 다시 익숙한 연못 아래로 헤엄쳐 들어갔다.
하루는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비는 몇 날 며칠 이어졌다. 연못 아래에서 조심히 비가 멈추길 기다리면 좋았을 텐데, 작은 물고기는 비가 내리는 소리에 호기심을 느끼고 수면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 순간 연못의 물이 넘쳤다. 물고기는 넘쳐흐르는 물에 휩쓸리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비로소 느꼈다. 본인이 물속에 있었음을. 물 밖의 세상이란 게 존재한다는 것을. 넘쳐흐르는 물과 함께 작은 물고기는 인근의 하천으로 흘러 들어갔다.
비는 멈췄지만, 작은 물고기는 다시 연못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하지만, 작은 물고기는 더 이상 작은 물고기가 아니었다. 물 밖의 세상을 알게 되고, 하천이라는 더 큰 세상(물)에 들어가 성장했다. 자신의 성장을 가로막던 안전한 연못에서 벗어나, 큰 물고기와 다양한 포식자(새)들에게 쫓기면서 자신을 단련하여 큰 물고기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건 물 밖의 세상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 안에서만 보던 작은 빛은 물 밖으로 뛰어올라보니, 따뜻한 태양이었다. 그래서 물고기는 하루에도 몇 번씩 물 밖으로 뛰어올랐다. 그렇게 물고기는 커가고 있었다.
우리는 작은 물고기이다. 내가 어떤 물속에서 사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물 밖의 세상을 봤다고 생각하지만, 그 세상 역시 물 속일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우리는 물고기와는 다르다. 비로 넘쳐난 물로 물 밖으로 나가는 수동적인 물고기와는 다르게, 나의 주체적인 결정으로 능동적으로 물 밖으로 나갈 수 있다. 내게 익숙한 세상, 익숙한 감정과 생각에 대해 의문을 가질 때, 우리는 물 밖의 세상을 엿볼 수 있다. 물고기가 물 밖으로 뛰어오르듯이 말이다.
나의 생각에 호기심을 가지고, 물 밖으로 뛰어올라보자. 안전지대(Safety Zone)에서 벗어나는 걸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현대는 과거 우리 선조들이 겪었던 목숨을 건 불확실성에 기반한 세상은 아니기에 우리는 과감히 안전지대 밖으로 한 발짝 내딛을 수 있다. 잘못되더라도 나의 생각과 반응을 통제한다면 능히 감내할 수 있는 작은 실패만이 기다릴 뿐이다. 내가 있는 물속에서 벗어나 태양을 느낄 수 있을 때, 우리는 한층 더 성장할 것임을 의심하지 말자. 물 밖으로 뛰어올라야 물속에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는 것은 물고기뿐만이 아니라 우리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