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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 Mar 11. 2023

어릴 적 사랑은 못받았지만,

그래도 잘 자랐습니다

‘어릴 적 사랑받지 못한 사람들의 특징’ 같은 제목의 기사를 볼 때 마다 마음이 복잡하다. 기사의 대부분은 어릴 적 사랑을 못 받고 자라면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있고 애착 관계 형성이 불안정하고. 자존감이 낮고.... 어릴 적 양육환경으로 인해 성인이 되어서도 여러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다고 말한다


 '어릴 적 사랑‘의 적당한 양을 어떻게 정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첫번째 기준이 부모님 두 분 슬하에서 자라는 거 라면 나는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랐다. 두번째 기준이 부모님이 아니더라도, 따스하게 품어주는 어른의 존재 유무라면 이것 역시 결격이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어릴 적 받지 못한 사랑 때문에 기사의 내용대로 그런 사람이 되어 있는가 스스로 물어본다. 결핍과 상처가 있었지만, 큰 상처는 몇 차례 딱지가 떨어지고 아물면서 지금은 흉터로 남아 있을 뿐이다. 자질구레한 상처들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지만, 많은 인생이 지닌 상처를 나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결핍과 상처가 있었다고 그것이 그 사람의 인생에 큰 결격이라도 되는 것처럼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상처의 크기만큼 그걸 이해하고 회복하는 법을 배웠고, 집안 환경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원형을 스스로 지키는 법을 찾아갔다. 그런 시간을 통해  타인의 상처와 결핍을 먼저 알아차릴 수 있는 안테나도 가지게 되었다. 


어린 시절, 속수무책으로 겪을 수 밖에 없었던 일련의 사건들, 그로 인한 결핍과 상처, 그걸 회복하려고, 자신을  훼손시키지 않으려 얼마나 노력했는지를 알아봐주는 것이 먼저여야 한다. 중요한 것은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하는 힘이다. 


결핍과 상처가 남긴 문제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만, 정작 그걸 극복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과 그로 인한 성장의 이야기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이야기하려 한다.


앞으로 쓰게 될 이야기는 지극히 보통적인 인간이 보통치 못한 시간들을 어떻게 견디고 버티고 흔들리면서 아주 고꾸라지지 않고 자신을 회복시키고 지킨 이야기이다. 어릴 적 사랑은 못받았지만 그래도 잘 자란 한 아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상처와 더불어 성장한 회복 일지라고 불러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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