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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간최윤석 Dec 17. 2020

함께하면 더 멀리 가고, 오래 뛸 수 있더라.

그로쓰 길드 HKG에서의 1.5개월을 지나며 적은 소회.

늘 그렇듯, 혼자는 외롭지만 함께 하면 뭐라도 얻어간다.


어느덧, HKG 길드에서 컨설팅 생활을 한 지 약 1.5개월 가량을 지나고 있다. 어떻게 보면 길드라는 개념? 레이블과 같은 느슨한 연대 형태가 생겨난지 얼마 안 되기도 했고, 아직은 외부적 시선에서 조금은 fresh한 관점에서 바라보며 든 생각들을 적어보고자 한다. 오늘은 다소 가볍게 HKG에서 공동체로서의 생활에 대해 느낀 점을 적어보았다. HKG의 공식 명칭은 길드인데, 나는 주변에 매번 레이블과 같다고 우기는 중이다.


HKG 길드에서의 특이점들을 몇 가지 공유해보고자 한다.


크게는 2가지 측면으로 정리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의 커리어 계발 측면과, 타인과의 교류와 같은 네트워크 측면에서.


1. 쉽게 구할 수 없는 업계 자료로 함께 공부하고, 스터디 내용에 대해 서로 디스커션 한다.

이 부분이 굉장히 흥미로운데, 쉽게 구할 수 없는 PM, 마케팅, 그로스, 리텐션 등의 내용들을 공부하고 함께 나누면서 머릿속에 더 깊이 각인되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2. 서로 알고 있는 부분들을 쉽게 공유하는 문화다.

인프런에서 곧 강의를 할 예정으로 알려진 HKG의 숨은 고수 그로쓰 엔지니어 나라가 진행한 실험 프로세스 101은 보면서 정말 감탄이 나올 만큼 깔끔하고 알맞은 세션이었다. PM, 마케터들도 꼭 들어야 하는 HKG 필수 온보딩 코스이다. 곧 강의로도 나온다고 하니 다들 관심 가져주시라.

3. 꼭 업무가 아니어도 각자 가진 다른 영역의 전문성 있는 것들을 나누기도 한다.

HKG는 100% 재택을 이미 시행하고 있던 연대이다.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HKG의 없어서는 안 될 엘리가 진행한 해외 석박사 코스에 대한 나눔은 정말 꿀과도 같이 달았다. 듣던 길드원들 모두 눈동자가 초롱초롱했는데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4. 서로 매주 만나 책을 함께 읽고 나누기도 한다.

최근에 읽었던 책은 우리는 왜 잠을 자야할까?이다. 이걸 읽으면서 술을 왜 아침에 먹어야 하는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 (참고로 나는 술을 먹지 않는 힙 너드이다. 사이다만 마신다) 


5. 매주 싱크를 통해 서로 어떤 프로젝트를 하고 있는지 나누는 위클리 싱크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서로 맡은 프로젝트들의 진행 상황과 배움을 주마다 나누면서, 서로에게 아이디어를 구하고 조언을 듣기도 한다. 이때 각자 흩어져 프로젝트를 하던 길드원들이 우리는 하나의 길드에 있다라는 인식을 하게 되는 것 같다. 


6. 서로 영감과 자극을 줄 수 있는 동료들이 많다는 것, 큰 축복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질문을 올리면 쌉고수들이 모두 댓글을 달아준다.

실험에 대해 궁금했던 HKG의 자일이 형이 올린 질문에, 쌉고수들의 엄청난 답변이 달린 걸 보았는데 그걸 보면서 나도 굉장히 많은 공부가 되었다. 만약 내가 어떤 회사에 다니기만 했다면 쉽게 듣기 힘들었을 답변들을 보면서, 참 감사하더라.


7. 매주 랜덤 커피 챗을 줌콜로 진행하며 몰랐던 길드원과 새로운 교류를 정기적으로 한다. (나의 랜커챗 공유 내용)

최근에는 메일리 구독자 수가 1천 명을 넘긴 천재 개발 크리에이터 그랩과 커피챗을 했다. 물론 온라인으로. HKG는 매주 1명과 짝지어 온라인 챗을 하며 업무 외적인 이야기들을 한다. 와중에 서로의 살아온 이야기, 강점/약점, 고민들에 대해 나누고 편하게 조언해 준다. 


인상 깊은 건, 서로 한 번도 얼굴을 본 적이 없는 사이일지라도 내면의 깊은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또 조언해주기도 하다는 점이다. 마치 내가 해외 여행 중에 만난 외국인들과 딥톡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것처럼. 한 번도 실물로 본 적 없는 이들과 딥톡을 하는 문화더라. 그만큼 상호 존중과 열린 문화, 서로가 더 잘 되길 바라고 응원하는 문화는 참 좋더라.


8. 그로쓰 대부인 폴, 그로쓰 엔지니어 나라 등 전문가들의 자발적 공유회 세션에 대학 수강 듣듯이 참여할 수가 있다.

폴은 길드 마스터이다. 그래서, 폴이 가끔 여는 세션들에는 늘 수강생이 만석에 가깝다. 그리고 주제도 기가 막히게 흥미로운 것들만 잘 뽑아내시더라. 역시 그로쓰 해커 답다. 천생 그로쓰 해커인 폴을 보며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자고로 배움이란 learning by example이라고 했다. 모본은 늘 많은 영감을 주는 법.


(HKG 슬랙 화면 중 캡처)


9. 또 각자 맡은 클라이언트들의 문제를 해결했을 때는 made-it 채널에 각자의 성과를 자랑한다. 

성과를 공유하고 이를 축하해주는 문화. 서로 허슬링해가며, 밤을 새가며 어렵던 문제를 해결했을 때, 동료들과 머리를 맟대고 고민했던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의 카타르시스란 해보지 않은 자는 모르리라.

(자꾸 사소한 걸 부풀려 자랑하다 곁눈질 받고 쪼그러들어 요샌 조용히 지내는 중이다)

이렇게 각자 서로 맡은 프로젝트는 다르지만, HKG는 하나의 공동체로서 기능하고 있다.


또 새로운 프로젝트가 생길 때마다 능력 있는 새로운 사람들이 합류해 시너지를 내며 조직의 혈액 순환이 건강하게 기능한다.

 

회사 조직 형태로 보자면 관료주의의 가장 극단에 있는 느슨한 연대인 길드라는 조직 형태, 하지만 자율과 책임을 토대로 각자의 전문성을 공유하며 공동체로서 단단히 형성되어가는 HKG를 보며, 나 또한 많이 배운다. 


끝으로 인용구를 하나 적으며 마무리할까 한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같이 가면 멀리 갈 수 있다" - 메르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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