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시간 관리
시계부란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시간’과 ‘가계부’ 두 단어를 합쳐서 시간 관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단어이다.
가계부는 개인이나 가정에서 수입과 지출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도구이다. 가계부를 작성하면 어디서 돈을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예산 관리에 도움이 된다. 또한, 재정 상황을 파악하여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거나 빚을 갚는 등의 재정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시계부는 가계부와 마찬가지로 엄마들의 24시간을 개인이 사용하는 시간과 가정에서 사용되는 시간을 고정 시간과 변동 시간으로 나누고, 일상생활의 시간 흐름을 기록하고 관리하는 도구이다. 이는 자신이 하루 동안 어떤 것을 했는지, 각각의 활동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했는지를 기록하여 분석하고, 효율적인 시간 활용을 위한 방안으로 사용된다. 시계부 작성을 통해 매일 부족한 시간의 흐름을 확인하고, 불필요한 시간 사용을 줄이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일, 육아, 자기 발전의 균형을 맞추어 삶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시계부 기록 방법은 보통 가계부와 작성하는 방법이 비슷하다. 사용한 금액을 적는 것처럼 실제 사용 시간을 작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간 기록 팁은 매 시간마다 다이어리에 기록하기가 어렵고, 활동한 모든 시간을 기억하기 어렵기 때문에 종이에 메모하거나 휴대폰 캡처 기능, 앱에 기록한 뒤 시계부에 다시 옮기는 방식을 활용한다. 이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매일 내가 사용한 시간을 30분, 1시간 단위로 작성하여 체계적이고 객관적으로 스스로 평가하는 것이다. 객관적인 평가는 내 시간이 어디로 어떻게 흐르고 있는지 명확히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큰 카테고리로 시간을 분류한다. 시간 분류는 고정시간과 유동시간 그리고 유연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작업이다. 특히 변수에 예민한 엄마들은 육아 고정시간을 확보하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 고정시간(Fixed Time) : 고정된 시간으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시간
- 회사에서 근무 시간
-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등원 준비부터 하원 이후의 시간)
⦁ 변동시간(Variable Time) : 계획 없이 생기는 시간 변수
- 회사에서 갑자기 야근을 해야 하는 경우
- 아이가 갑자기 아파서 병원에 가야 하는 경우
- 장례식장을 가야 하는 경우
⦁ 유연시간(Flex Time) : 업무나 육아 일정을 조정하면서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시간
- 자기 계발을 위한 시간
일하랴, 육아하랴, 시간 부족해서 시간 얻는 방법을 알고 싶었는데 계획을 세우라고 하면 더 시간이 없어질 것 같다고 생각하는 엄마들이 있을 것이다.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나 육아하면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시계부를 쓰는 것이 아니다. 내가 유연하게 쓸 수 있는 ‘Flex ’ 시간을 찾기 위함이다.
<4000주> 저자 올리버 버크먼도 시간의 중요함을 일깨워주는 말을 했다. 그녀는 시간 관리의 세 가지 원칙 중 첫 번째 원칙을 ‘자신에게 먼저 투자’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 안에 두 가지 귀중한 통찰 중 하나는 매일 가장 중요한 일을 먼저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기 자신과 만나는 시간을 정하고 그 시간을 일정표에 기록해 두는 것이라고 한다. 타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시간을 뺏기지 않는 것이 그녀의 시간 관리의 비밀 중에 하나였다.
나도 그녀의 조언대로 하루에 30분 정도는 나를 만나는 시간을 정하려고 노력한다. 친구와 약속을 하는 것처럼 캘린더에 적어두고 나를 만나자. 단 30분이면 된다. 30분으로 내 인생에 변화가 생긴다고 상상하자. 나를 만나는 시간을 통해 스스로를 평가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 짧은 30분이 모이고, 복리가 되면서 우리 인생이 긍정적인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또한 무궁무진한 시간의 가능성과 기회가 생길 것이다. 충분히 도전해 볼 가치가 있지 않은가?
당신이 도전을 시작한다면 우리는 하루 30분씩 시간과 소통을 함으로써 내 시간을 알아가게 될 것이다. 소크라테스의‘너 자신을 알라’는 익숙한 경구이다. 자신을 알아가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해 자신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것, 이것이 바로 메타인지라고 한다. 또 다른 말로 ‘자기 거울’이라고 한다. 거울을 보듯 모든 인지 과정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메타인지인 셈이다.
‘너의 시간을 알라’ 자기 자신이 사용한 시간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고 평가하는 시간과 소통이 바로 메타인지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JTBC 차이 나는 클래스 프로그램에서 정재승 교수 강의 내용 중에 메타인지란,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라 했다. 이 개념은 미국 발달심리학자인 존 플라벨이 1976년 처음으로 메타인지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인간의 인지 능력 중 메타인지의 발달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간은 메타인지를 통해 문제 해결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선택하고 계획을 세우며, 얻어진 해답에 대한 확신을 얻기 위해 관찰하고 통제하는 사고 활동을 거친다.
덧붙여 <메타인지 학습법> 저자이자 콜롬비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리사 손 저서에 따르면 메타인지는 현재 나의 인지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능력이라 한다. 모니터링 능력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알아야 함과 동시에 ‘모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무언가를 모를 수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다면 모니터링과 컨트롤 능력을 제대로 키울 수 없다고 했다.
시간 관리가 메타인지의 상관관계는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는 없지만 ‘대학생의 내적통제, 학업몰입 및 시간 관리 행동의 관계 : 메타인지의 조절된 매개효과’ 김선민 외 2명이 발표한 논문에서 메타인지 수준이 높을수록 내적통제가 학업몰입을 통해 시간관리 행동을 증가시키는 정도를 강화되었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개인 내적 요인을 시간 관리 행동의 선행으로 두고 진행한 연구가 미비한 실정에 중요한 기초 연구가 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2023년에 메타인지와 시간 관리 논문이 처음 발행된 것만큼 메타인지와 시간 관리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러므로 시간과 소통하는 자세는 우리의 메타인지와 비례하여 성장한다. 일정한 루틴을 만들어서 시간과 소통하고, 모니터링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능력을 향상하고, 시간 관리를 개선하여 우리의 일상생활을 더욱 효율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변화되지는 않는다. 우리 자신에 대한 인내심과 끈기를 가져야 하며, 꾸준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결국 우리에게 큰 보상을 가져다줄 것임을 확신한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고 귀찮다. 변화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계속 유지하기가 힘들다. 딱 한 달만 도전해도 내 시간을 찾을 수 있을 테니 도전해 보자. 우리는 강인한 엄마이다. 출산도 했는데, 무엇이든 못할쏘냐? 우리는 무엇이든 다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를 품고 있던 10개월간의 끈기, 그리고 두려움을 극복하고 출산하는 용기, 그리고 무엇보다 매일 가족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씻기고, 재우고 꾸준하게 모든 것을 해내고 있다. 우리는 이미 최고 성공 경험을 가진 이력이 있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습관들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를 키워내는 것처럼 시간과 소통하는 시간을 적용해 보자. 그것은 이미 자동적으로 습관이 되어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메타인지를 향상해서 똑똑한 시간 관리를 하는 엄마가 되기 위해 시간과 소통하는 힘을 길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