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육아를 통해 '인간이 어떻게 태어나고 자라는가'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하고 있다. 그러면서 나도 성장하고 있다.
난 과학을 좋아하고 실험을 좋아하는데 그게 육아를 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고 생각을 한다. 나는 첫 육아여도 처음부터 내 자식을 키운다는 것보다 한 인간의 일생을 탐구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너무 흥미로웠다. 그래서 육아할 때 화가 덜 나는 지도 모르겠다.
처음 뱃속에서 임신임을 확인하였을 때 나의 첫 마음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 착상을 하고 세포분열하면서 각각 분화되어 피부, 간, 폐, 심장 등 여러 장기가 만들어지는 과정, 임신의 증상이 발현되는 기저등과 같은 것들에 대한 궁금증으로 휩싸였다.
그래서 인가 임신 내내 솔직한 마음으로 모성애가 있어서 태교에 힘쓴다거나 엄마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배에 손을 얹고 성스럽게 태동을 느끼거나 하는 것보다 내가 관심이 있었던 것은 여러 장기가 생성되고 팔, 다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었다. 그래서 중기, 말기보다 임신초기에 병원 가는 게 기다려졌다. 이렇게 쓰고 보니 정말 모성애라고는 눈곱만큼도 없고 임신이라는 것을 탐구의 대상이라고만 보는 것 같아 인간적이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 나 스스로가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탐구의 대상이 맞고 생후 3개월까진 모성애가 없었던 것은 맞지만... (이건 뭐 술 마시고 운전은 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꼴이다.)
여하튼 이러한 내가 출산 후 육아를 하면서 인간의 본성과 행동발달등을 바라보며 나에 대한 깊은 성찰을 하게 되어 이것을 기록으로 남기려고 한다.
인간의 탄생을 경험하고 바로 옆에서 진짜 인간다운 개체로 성장하는 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 그것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이다. 나는 그 행운을 기록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