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첫째 주 교보문고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TOP 10
지난주 글에서 "이제 한강 신드롬이 사그라들기 시작하는 걸까요?"라는 문장을 썼습니다. 그런데 그걸 반박하듯 지난주 베스트셀러 TOP10에는 그 전주보다 1권 늘어난 총 8권의 한강 작가 작품이 운집했습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후 처음으로 『여수의 사랑』이 TOP10에 진입했고, 『소년이 온다』는 3주 만에 다시 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탈환했습니다.
이제 주간 TOP10에 있는 한강 작가의 작품이 아닌 책은 『트렌드 코리아 2025』와 이스라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의 신작 『넥서스』 두 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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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할 수 없었던 한 가지 일은, 입관을 마친 뒤 약식으로 치른 짧은 추도식에서 유족들이 애국가를 부른다는 것이었다. 군인들이 죽인 사람들에게 왜 애국가를 불러주는 걸까. 왜 태극기로 관을 감싸는 걸까. 마치 나라가 그들을 죽인 게 아니라는 듯이.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맞서 싸우던 중학생 동호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과 그 후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 정대는 동호와 함께 시위대의 행진 도중 계엄군이 쏜 총에 맞아 쓰러져 죽게 되고, 중학교를 마치기 전에 공장에 들어와 자신의 꿈을 미루고 동생을 뒷바라지하던 정대의 누나 정미 역시 그 봄에 행방불명되면서 남매는 비극을 맞는다.
너무 많은 고기를 먹었어. 그 목숨들이 고스란히 그 자리에 걸려 있는 거야. 틀림없어. 피와 살은 모두 소화돼 몸 구석구석으로 흩어지고, 찌꺼기는 배설됐지만, 목숨들만은 끈질기게 명치에 달라붙어 있는 거야.
3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된 한강의 연작소설. 어느 날부터 육식을 거부하며 가족들과 갈등을 빚기 시작하는 ‘영혜’의 이야기가 그녀를 둘러싼 세 인물(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에서 서술된다. 가족의 이름으로 자행되는 가부장의 폭력, 그리고 그 폭력에 저항하며 금식을 통해 동물성을 벗어던지고 나무가 되고자 한 영혜의 "식물적 상상력"을 보여준다.
생명이 얼마나 약한 것인지 그때 실감했다. 저 살과 장기와 뼈와 목숨들이 얼마나 쉽게 부서지고 끊어져버릴 가능성을 품고 있는지.
겨울 어느 날, 경하는 인선이 통나무 작업을 하던 중 사고로 두 손가락이 잘려 봉합수술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는다. 인선은 병원을 찾은 경하에게 그날 안에 자신의 제주 집에 가서 혼자 남은 새를 구해달라고 부탁한다. 천신만고 도착한 인선의 집에서, 경하는 칠십 년 전 제주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과 얽힌 인선의 가족사를 마주하게 된다.
마침내 혼자 아기를 낳았다. 혼자 탯줄을 잘랐다. 피 묻은 조그만 몸에다 방금 만든 배내옷을 입혔다. 죽지 마라 제발. 가느다란 소리로 우는 손바닥만 한 아기를 안으며 되풀이해 중얼거렸다.
결코 더럽혀지지 않는, 절대로 더럽혀질 수가 없는 어떤 흰 것에 관한 이야기. 총 65개의 흰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 '그녀', 그리고 '모든 흰'이라는 세 개의 부 아래 소개된다. 한 권의 소설이지만 65편의 에세이가 담긴 한 권의 에세이집 같기도 하다.
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가 아니라
괜찮아.
이제 괜찮아.
2013년 출간된 한강의 첫 시집. 출간 당시 등단 20년 차였던 한강이 그간 틈틈이 쓰고 발표한 시들 가운데 60편을 추렸다.
가끔 생각해. 혈육이란 얼마나 이상한 것인지. 얼마나 이상한 방식으로 서글픈 것인지.
말語을 잃어가는 한 여자와 눈眼을 잃어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소설. 여자는 어떤 원인도 전조도 없이 말語을 잃는다. 일상의 모든 것들을 다 놓을 수밖에 없었던 여자가 선택한 것은 이미 저물어 죽은 언어가 된 희랍어. 점점 눈眼을 잃어가지만 아마 일이 년쯤은 더 볼 수 있을지 모르는 남자. 가족들을 독일에 두고 십수 년 만에 혼자 한국으로 돌아와 희랍어를 가르치던 남자는 수강생 중 말을 하지도, 웃지도 않는 여자를 주의 깊게 지켜본다.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사라진 정체의 시대에, 사람들은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냈을까?
어느 순간, 갑자기 아버지의 모든 것을 이해하게 되는 순간이 자식에게 찾아온다. 그것이 자식의 운명이다. 인생은 꼭 그렇게 힘들어야 하는 건가, 하는 의문 없이. 불만도 연민도 없이. 말도 논리도 없이. 글썽거리는 눈물 따위 없이. 단 한순간에.
한강의 핵심 작품들을 큐레이팅하여 엮은 책. 장편소설, 단편소설, 시, 산문,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다.
번역: 김명주
인쇄술과 마녀사냥의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정보 시장의 규제를 없앤다고 해서 사람들이 스스로의 오류를 찾아내 바로잡는다는 보장은 없다. 자유로운 정보 시장에서는 진실보다 분노가 우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진실이 승리하려면, 균형추를 ‘팩트’ 쪽으로 기울일 수 있는 힘을 가진 큐레이션 기관을 설치해야 한다.
AI 혁명의 의미와 본질 해석을 시도하는 책. 생태적 붕괴와 국제정치적 긴장에 이어 친구인지 적인지 모를 AI 혁명까지, 인간 본성의 어떤 부분이 우리를 자기 파괴의 길로 내모는 것일까? AI는 이전 정보 기술과 무엇이 다르고, 왜 위험할까? 멸종을 향해 달려가는 가장 영리한 동물, 우리 사피엔스는 생존과 번영의 길을 찾을 수 있을까?
바로 거기가 내 고향이었던 거예요. 그때까지 나한테는 모든 곳이 낯선 곳이었는데, 그 순간 갑자기 가깝고 먼 모든 산과 바다가 내 고향하고 살을 맞대고 있는 거예요. 난 너무 기뻐서 바닷물에 몸을 던지고 싶을 지경있어요.
스물서너 살 때의 한강이 1년 동안 썼던 6편의 단편소설을 모은 첫 소설집이자 첫 책. 1995년에 발행된 초판에는 7편이 수록되어 있었지만 개정판에는 <저녁빛>이 제외됐다.
어른의 행복은 조용하다 (9위→14위)
유랑하는 자본주의자 (10위→47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