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창립과 빵 굽기
On Entrepreneurship and Business | 기업가정신
“회사 창립은 케이크를 굽는 것과 같습니다. 필요한 모든 재료가 적절 비율로 갖추어져야 합니다.”
“If you’re trying to create a company, it’s like baking a cake. You have to have all the ingredients in the right proportion.”
케이크를 굽기 위해서는 재료들이 균형 있게 투입되어야 한다. 성공적인 기업을 창업하고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완전하고 균형 잡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제빵과 마찬가지로 비즈니스에서 핵심 재료가 누락되거나 한 가지 재료가 너무 많으면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 즉, 일론 머스크는 연구개발, 마케팅, 재무 관리, 리더십 등 다양한 요소들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회사에 대한 명확한 비전과 전략을 세우고, 이를 구성원들과 공유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기업의 사업 계획은 빵을 만드는 레시피처럼 원하는 결과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단계를 명쾌하고 간략하게 설명해야 한다. 그래야 원하는 결과를 달성할 수 있다. 설탕 100 그램, 밀가루 400 그램, 달걀 4개, 버터 50그램이라는 재료를 명시하고, 180도로 10분간 예열한 오븐에서 15분간 굽는다는 식으로 알려 주어야 한다. 정확히 각 단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처리해야 하는지까지 알려 주어야 애초에 기대했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각 재료의 무게를 명시하지 않거나, 조리 단계에 대해 설명하지 않는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보지 않아도 훤하다. 그런데 실제 이런 일은 기업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판매 만족도나 서비스 만족도 같은 고객 성과를 높이라거나, 매출을 높이라고 지시하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무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원하는 성과는 나지 않는다.
이런 계획이 없으면 조직이 무질서해지거나 성공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단계를 놓치기 쉽다. 일론 머스크는 케이크의 비유를 통해서 성공적인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신중한 계획과 실행이 필요하며, 원하는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의 모든 요소가 조화롭게 협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조직은 리더의 출신 배경이나 그가 가진 지식, 경험에 의존해서 치우친 활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 마케팅이나 고객 서비스 등 다른 중요한 영역에 신경 쓰지 않고 기술 개발과 같은 한 영역에만 지나치게 집중하면 불균형이 초래되고 궁극적으로 회사가 실패를 경험할 수 있다.
불균형한 경영으로 인해 실패한 기업의 한 예가 텍사스에 본거지를 둔 블록버스터Blockbuster이다. 2010년 파산을 신청한 이 회사는 한때 비디오 대여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었다. DVD와 비디오 렌탈 업계에서 경쟁사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규모와 경쟁력을 갖추었던 이 회사는 많은 경영적 문제들을 안고 있었고, 불법 복제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골머리를 썩었으며, 스트리밍과 인터넷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는 결단을 하지 못하고 오프라인 매장에 과도하게 기댔다가 결국 종말을 맞았다. 경쟁사였던(실은 규모가 훨씬 작았던) 넷플릭스는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인터넷 시대의 발달에 크게 베팅하고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중심으로 떠오른 OTT 서비스over the top media service 시장으로 사업 방향을 선회하여 오늘날 크게 성공했다.
그들에게는 2000년대 초반에 5,000만 달러에 넷플릭스를 인수할 기회가 있었다. 넷플릭스Netflix 창립자 중 한 사람인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는 블록버스터를 찾아가 회사를 인수해 달라고 부탁했다. 당시 블록버스터의 CEO였던 존 안티오코John Antioco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 당시 안티오코는 블록버스터의 오프라인 매장을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온라인 대여 시장은 틈새시장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이후 IT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계속 성장한 반면, 너무 늦게 온라인 대여 시장에 뛰어든 블록버스터는 비참한 결말을 맞게 된다. 블록버스터의 넷플릭스 인수 거절은 비즈니스 역사상 가장 잘 알려진 멍청한 결정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새로운 신기술보다 전통적인 대여 모델을 우선시한 블록버스터의 균형 감각을 상실한 경영 방식은 결국 실패를 맛보게 된 것이다.
균형감각을 갖춘 비즈니스 운영이 중요하다고 한 일론 머스크의 말은 기업의 자원과 역량이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를 달성하는 열쇠라고 보는 기업의 자원 기반 관점과도 일치한다. 자원과 역량에는 재정적 자원, 지적 재산, 숙련된 직원, 효율적인 프로세스, 고객 또는 공급업체와의 강력한 관계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이론적인 관점에서 재무 지표와 고객 만족도 및 내부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같은 비재무 지표의 균형을 맞추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개념이 균형 성과표BSC, Balanced Scorecard 개념이다. 균형 성과표는 기업이 성과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이 방법론은 조직 성과를 평가하고 추적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전략적 관리 프레임워크로, 재무, 고객, 내부 프로세스, 학습 및 성장의 네 가지 관점으로 구성된다. 각 관점에는 조직의 성과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는 일련의 목표와 측정 항목이 포함된다.
일론 머스크의 비즈니스에 균형성과표 프레임워크를 적용해 보자. 첫째, 재무적 관점은 수익 창출과 이익 증대에 중점을 둔다. 테슬라, SpaceX의 회사들은 사업에 필요한 초기 투하 자본을 조달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단계를 넘어섰지만, 빠른 규모의 확장Scaling 단계에서 상당한 비용 상승의 압박과 재무적인 위험에 직면하기도 했다. 2018년 이후 몇 번이나 미디어에서 시끄럽게 다루었던 테슬라의 파산 위기와 같은 일들이다.
고객 관점에서 보면, 머스크의 회사들은 고객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하는 혁신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미션으로 한다. 예를 들어, 테슬라는 첨단 기술과 성능을 갖춘 전기 자동차와 이에 연계된 전체 생태계를 구축해 자동차 산업에 지각 변동을 일으켰고, SpaceX는 비즈니스 목적의 로켓 사업 혹은 우주 개발에 중점을 둔 정부 고객 모두에게 우주에 대한 보다 저렴한 접근성을 제공하여 우주여행과 탐사에 혁명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내부 프로세스 관점은 제품 또는 서비스 제공을 지원하는 조직의 내부 운영 및 프로세스에 중점을 둔다. 머스크의 회사들은 엔지니어링 및 디자인적 우수성, 복잡한 기술적 문제, 특히 엔지니어링 관점의 문제들을 혁신적으로 해결하는 실행하는 능력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학습 및 성장 관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혁신하고, 배우고, 적응하는 조직의 능력에 중점을 둔다. 머스크의 기업들은 기술 혁신의 선두에서 각 산업에서 기존 비즈니스의 한계를 뛰어넘는 데 도전해 왔다. 리더는 자신과 직원들의 지속적인 학습과 개발을 우선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는 리더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엔지니어들과 맞붙는다. 학력보다는 학습 능력을 중요시한다. 실리콘밸리의 빅 테크 기업들 중에서 연봉이 최상위 수준이 아님에도 해외를 포함해 수십만 장의 엔지니어들이 채용에 도전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테슬라는 2018년 2500개의 포지션에 50만 장 이상의 이력서를 받았다. 입사 가능성은 0.5%에 지나지 않았다. 2021년에는 300만 명의 글로벌 인재들이 도전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미국에서 실시된 공과대학 졸업생 대상의 조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장 1위는 테슬라, 2위는 SpaceX로 나타났다.
일론 머스크의 비즈니스는 균형 성과표 프레임워크의 네 가지 관점에서 살펴볼 때,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구체적인 목표와 측정 방법은 각 관점과 회사마다 다를 수 있지만, 전반적인 목표는 장기적인 성공을 지원하는 전략적 관리에 대한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을 보장하는 것이다. 큰 틀에서 볼 때, 회사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케이크 만드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사고와 균형 잡힌 접근 방식이 성패를 가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