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만대사센터 외과 박영석 교수입니다.
오늘은 당뇨병 치료를 위해 비만대사수술을 시행받은 환자에서 수술 후 1년째 체중 감량과 당뇨병 관해(완치와 비슷한 개념이라 설명드렸었죠?)와의 상관 관계를 알아본 논문을 리뷰해보고자 합니다.
일단, 비만대사수술이 어떻게 당뇨병을 치료하는지에 대해 그 기전을 설명드린 글이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참고하여 주세요.
https://blog.naver.com/bariatricsnubh/221604280793
간단히 설명하자면, 비만대사수술 후 적게 먹고 살도 빠지고 그러면 "인슐린 저항성이 좋아지고" , 이와 더불어 혈당 개선에 도움이 되는 인크레틴이란 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 밖에도 요새는 장내 미생물이 좋아지고 담즙산 농도가 높아지면 혈당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도 많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당뇨병 개선에 가장 중요한 기전은 역시나 체중 감량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라면 sweet eating을 조절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지요.
당뇨병이 심했던 분들은 대부분 탄수화물 중독처럼 너무나 탄수화물을 좋아하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제가 예전에 블로그에 썼던 글 문구를 그대로 따와서 한번 다시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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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중독' 이라는 말 들어보셨지요? 설탕, 즉 단당류가 주는 쾌락은 마치 마약처럼 매우 큽니다. 뇌에서 단 맛을 먹었을 때 분비되는 쾌락을 주관하는 물질이 굉장히 높다고 해요. 때문에 단 맛을 즐기게 되면 마치 마약처럼 더 단맛을 더 자주자주 찾게 됩니다. 정말 가끔, 가족의 생일이나 친구의 생일 때 케익을 한 조각 먹는다는지 하는 정도로 끝내야지 집에 과자를 사놓고 밥이나 다른 음식이 잘 안들어갈 때 하나씩 꺼내먹는 습관을 들이면 절대 안됩니다. 나중에 끊기가 쉽지 않고 체중 감량이나 혈당 조절에 정말 큰 악영향을 미치게 되거든요.
https://blog.naver.com/bariatricsnubh/221956441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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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과자, 케익, 아이스크림과 같은 달달한 서양 디저트류의 음식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고구마, 떡, 옥수수 같은 전통적인 한국의 디저트류를 좋아해서 매일같이 드시는 당뇨병 환자분들이 많아요.
이런 분들은 체중을 감량하여 정상 체중을 유지하더라도 고탄수화물식을 계속하다보면 결국 혈당은 다시 오르게되어있습니다. 때문에 좋아하는 음식을 바꾸고 단백질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 변화를 추구하는 것은 정말정말 중요합니다.
오늘 살펴볼 논문은 "체중 감량이 얼마나 당뇨병 관해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조사한 논문입니다.
총 592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논문이고 비만대사수술 후 1년째 체중 감량과 당뇨병 개선 여부를 조사하였습니다.
체중이 얼마나 빠졌느냐에 따라 환자 그룹을 나누고 각 그룹의 당뇨병 관해 여부를 조사하였는데요.
체중은 초기 체중은 몇 %가 빠졌느냐에 따라 나누었습니다. 즉, 100kg이 사람이 20kg가 빠졌으면 20%의 체중이 감량되었다고 볼 수 있죠.
일반적으로 평균 체중 감량은 비만대사수술 후 1년째 20% 후반, 27-30% 정도가 됩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체중 감량과 당뇨병 관해 여부가 쉽게 표시되어 있습니다.
체중 감량이 클수록 HR(hazard ratio)를 보면 숫자가 점점 커짐을 알 수 있지요?
아주 정확한 표현은 아니지만 대략적으로 생각해보자면, 체중 감량이 0-5%인 그룹보다 5-10%인 그룹이 당뇨병 관해될 가능성이 1.22배 높았고, 20-25%인 그룹은 2.81배 높았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체중 감량이 20%가 넘어가면, 20-25%인 그룹에 비해 25-30%이 그룹과 >30%인 그룹의 HR이 큰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어요. 즉, 체중 감량이 20%만 넘어가면 당뇨병 관해에 큰 차이는 없었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표현으로 하자면, 적어도 20%의 체중 감량은 일어나야지 당뇨병 관해가 잘 일어날 수 있다고도 할 수 있죠.
제가 항상 외래에서 드리는 말씀이지만,
비만대사수술을 한다고 당뇨병이 모두 완치되고 체중이 모두 쭉쭉 빠지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비만대사수술은 혈당 조절과 체중 감량을 도와주는 수술입니다.
현재 체중이 100kg, 120kg라서 스스로 체중 감량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에 왔을 때 이를 좀 더 쉽게 뺄 수 있도록 비만대사수술이 도와주는 것이에요. 거의 불가능하다고 표현한 것은 정말 낮은 확률로 저 상태에서도 체중을 빼는 사람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분들도 힘들게 힘들게 체중을 뺐지만 몇 년 후엔 요요로 이전 체중보다 더 올라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비만대사수술은 고도비만 상태에서도 정상 체중까지 체중 감량할 수 있는 확률을 훨씬 더 높여주고, 몇년이 지나도 예전 상태로 돌아가는 요요현상이 생길 수 있는 확률을 훨씬 더 낮춰줍니다.
당뇨병도 마찬가지입니다. 혈당이 조절 안되어서 인슐린도 쓰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화혈색소는 계속 계속 올라서 8% 9% 10%를 넘어가고.. 혼자 혈당 조절해보려고 음식 조절, 운동 여러가지 시도는 해봤지만 모두 실패했고 이대로 계속가다가는 당뇨 합병증이 생길 것이 확실하고.. 그런 상태에 빠졌을 때 비만대사수술은 환자에게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 한번의 찬스를 준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비만대사수술의 효과가 너무 완벽해서 운동도 안 하고 탄수화물을 원하는만큼 먹어도 혈당을 정상으로 유지시켜 주진 않습니다. 다만, 본인이 혈당 조절하려고 노력했을 때 그 노력에 대한 효과는 수술 전에 비해 2배, 3배 더 크게 나타나는 것은 확실합니다. 수술은 곱하기의 효과에요. 즉, 노력이 0이면 곱하기를 아무리해도 효과는 0입니다. 하지만 노력이 10이면 효과는 20, 30이 될 수 있습니다.
최근 분당서울대학교병원에서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참여하는 환자분들에게 약간이지만 교통비 등을 지원해드리고 있습니다.
많은 당뇨병 환자분들이 비만대사수술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시길 기원합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비만대사센터 외과 박영석 교수.
[출처] [비만대사수술 시리즈] 비만대사수술 후 당뇨병 관해와 체중 감량과의 관계|작성자 분당서울대박영석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