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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소매절제술(비만대사수술)에 대하여

절제한 위의 크기와 수술 후 체중 감소, 그리고 삶의 질

위소매절제술, 비만대사수술 중 전세계적으로 가장 흔히 시행

안녕하세요? 분당서울대병원 비만대사센터 외과교수 박영석입니다.

오늘은 비만대사수술(고도비만수술, 당뇨수술) 중에서도 위소매절제술 시 절제한 위 볼륨과 수술 후 체중 감소, 수술 후 삶의 질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비만대사수술(고도비만수술) 중 위소매절제술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수술임을 알고 계실 겁니다.


위 그림은 전 세계에서 비만대사수술을 얼마나 하는지에 대한 자료입니다. 녹색선이 위소매절제술이고, 빨간색선이 루와이위우회술이지요. 2013년까지만 해도 빨간색 선이 녹색선보다 위에 있었는데, 2014년에는 녹색선이 더 위에 있는 것이 보입니다. 위소매절제술이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비만대사수술(고도비만수술)임을 알 수 있지요. 최근에는 위소매절제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높아졌을 것임을 예측해볼 수도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위소매절제술이 예전부터 가장 많이 시행되는 수술이었습니다.


위 그림을 보면 위소매절제술이  2014년 60%를 차지하고 위우회술은 13.8%에 그치고 있음을 알 수 있지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동아시아에서 위암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위우회술을 기피한 측면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위우회술 후에는 남아있는 위에 대한 내시경 검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혹시라도 위암이 발생한다면 조기에 발견할 수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위암 발생률이 낮은 서양에서는 큰 상관 없을 수 있지만, 위암 발생률 세계 1위인 우리나라에서는 큰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위우회술을 대체하기 위한 십이지장우회술이나 소장우회술을 시행하게 되는 것이지요.



위소매절제술 후 남는 위 사이즈보다는 수술 후 올바른 식습관이 체중 감량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

우선 위소매절제술 시 위가 어떻게 바뀌고 변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래 동영상 강의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youtu.be/zFy6Fo9_gHw

위소매절제술은 시행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자동봉합기를 이용하여 죽죽죽 위를 길이 방향으로 절제하면 되기 때문에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부지(bougie)라는 튜브를 입을 통해 위 속에 넣고 이것을 따라 절제하게 됩니다. 절제 후 남은 위가 좁아져서 수술 후에 잘 먹지 못하게 되는 것을 예방히기 위함이지요. 보통 이 부지는 많이 사용하는 사이즈가 정해져있기 때문에 너무 큰 부지를 사용해서 위가 크게 남는다든지, 작은 부지를 사용해서 위가 작게 남는다든지 하는, 부지 크기에 따른 남은 위 사이즈의 차이는 제가 볼 때는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부지에 얼마나 가깝게 자르느냐, 얼마나 여유를 두고 떨어져서 자르느냐가 남는 위의 사이즈를 결정하는 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아래 그림에서 노란색 선을 부지라고 생각하시면 되고, 빨간색 점선 (동그라미 말고 직선이요)을 위를 자르는 선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위를 부지에 얼마나 가깝게 붙여서 바싹 자르느냐를 결정하는 것은 오로지 외과의사의 몫입니다. 위소매절제술이 어렵지 않은 수술이나, 이것을 어떻게 조절하냐에 따라 수술 후 위의 기능이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체중 감량 측면에서 위의 볼륨을 작게 남기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이는 논문마다 결과가 상이합니다. 즉, 무조건 작게 남기다고 체중이 잘 빠지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지요. 외래에서 수술 후 CT를 찍어보면 위가 거의 안 늘어나고 남은 위 사이즈도 작음에도 불구하고 체중이 잘 빠지지 않는 분들이 분명 있습니다. 대부분 식이를 잘 조절하지 못하시는 분들이에요. 위가 아무리 작아도 계속 고칼로리 간식을 입에 달고 있다면 하루 섭취 칼로리는 올라가고 체중은 덜 빠지게 되겠지요.

만약 수술 후 모든 환자가 정해진 음식, 예를 들어 죽/단백질 파우더/기타 단백질 반찬/ 야채 등만 똑같이 먹는다면 이 때는 남은 위의 크기에 반비례하여 체중이 많이 빠질 수도 있습니다. 위가 작으면 많이 빠지겠지요. 하지만 기본적으로 식단의 차이가 환자 개개인마다 있기 때문에 남은 위의 크기와 반드시 반비례하여 체중 감량이 일어나진 않습니다. 반대의 경우도 많습니다. 수술 후 완전 정상 체중으로 되돌아온 환자분들을 보면 위의 크기는 식사량에 비례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남은 위가 다른 사람보다 약간 커보여도 환자분들은 '많이 못 먹겠어요. 잘 안들어가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다만, "위의 크기-체중 감소"에 대한 이야기는 문헌마다 차이가 있고 의사에 따라서도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위가 좁아지는 협착 없이 절제하는 것이 중요

위의 크기를 작게 만드려고 부지에 가깝게 붙여서 위를 자르다보면 '합병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남은 위의 일부분이 좁아져서 '협착'이 오는 것이 있습니다. 협착이 있으면 물이나 음식을 잘 삼키지 못하여 탈수가 생길 수 있고, 구토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때에는 빨리 다시 입원하여 협착 유무를 검사하고 필요하면 내시경적 치료를 해야할 수 있지요.

두 번째는 협착과 연관되어, 절제부위 '누출'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좁아진 부위 윗쪽으로 압력이 세게 걸려 봉합선이 터져버리는 것이지요. 누출이 발생하면 꽤 문제가 심각해질 수도 있습니다. 재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요.

세 번째는 역시 협착과 연관되어, 수술 후 심한 위식도 역류가 생길 수 있습니다. 물론 위식도 역류는 위소매절제술 후에 흔히 발생하는 합병증 중 하나이고 수술 후 열공 탈장이나 다른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하지만 협착이 있는 경우에도 위식도 역류가 생길 수 있지요. 협착이 심한 경우 구토/탈수/누출 등이 생길 수 있고, 아주 심하지 않다면 위식도역류가 생길 수 있습니다. 고형식을 잘 못 먹게 되는 경우도 있고요. 삶의 질이 떨어지지요.


가장 협착이 잘 생기는 부위는 위각이라는, 영어로는 angle 이라는 위의 부위입니다. 아래 그림에서 동그라미 표시를 한 부분이지요.




위소매절제술을 "위를 길이방향으로 자른다"라고 한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은 아주 쉽습니다. 수술도 누구나 할 수 있지요. 하지만 합병증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체중이 잘 빠질 정도로 "바싹" 자르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체중 감량과 수술 후 삶의 질,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하여 절제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분당서울대병원 비만대사센터 외과 박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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