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의 가르침

finder의 삶

by selves

종교가 알려주지 못한 것을 니체가 내게 알려주었다면 헤세는 그것을 나에게 해석해 주었다.

헤세의 작품 속에는 니체의 철학이 은유적으로 혹은 이야기 형식으로 군데군데 표현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내게 가장 강렬한 울림을 준 책은 단연코 "싯다르타"였다. 니체가 그의 사상을 역설적인 인물인 차라투스트라를 통해 설명했듯 헤세 역시 싯다르타라는 인물을 빌려 불교의 가르침을 넘어선 자신만의 철학을 써 내려간 듯하다. 이 책은 내게 종교서적 이상의 희한하고도 특별한 정신수양의 경험을 안겨주었다.


내가 현재 안고 있는 고민과 생각들이 싯다르타의 여정과 너무나 닮아 있어 더 깊이 몰입하며 읽어 내렸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책을 읽는 행위 자체가 명상과 같았고 고요하고 신비로운 분위기 속에서 초현실적인 벅차오름을 느꼈다. 내 인생에서 기분 좋은 벅차오름을 선사한 유일한 책으로 기억될 것이다.


특히 싯다르타를 같이 읽고 생각을 나눈 우리 딸도 언급했듯 ‘추구자(seeker)’와 ‘발견자(finder)’의 차이는 가장 인상적인 통찰이었다.

추구자(seeker)는 특정한 목표를 세우고 오직 그것만을 쫓는다. 목표에만 시선이 고정된 탓에 주변의 수많은 깨달음과 가능성을 보지 못한다. 이는 곧 하나의 대상에 대한 집착으로 이어지기 쉽고 역설적이게도 집착이 깊어질수록 추구하는 목표에서 더욱 멀어지는 결과를 낳는다.

반면 발견자(finder)는 모든 것에 마음이 열려있는 상태로 임한다. 무언가를 억지로 쫓아 매달리지 않고 세상 모든 것으로부터 배우려는 겸손한 자세를 갖는다. 그 결과 그는 삶의 매 순간 예상치 못한 발견을 하며 자신을 성장시킨다.

그리고 그것은 자연에 대한 경외와 겸손한 인간적 태도와 연결되는 것이라고도 생각된다.


인간이 홀로 존재할 수 없음에도 세상을 지배하려 들고 모든 것을 자신의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여긴다면 그 삶은 결코 행복할 수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은 궁극적으로 하나임을 깨닫고 그 전체 속에서 나의 진정한 역할을 찾아 나서는 것. 이것이야말로 헤세가 우리에게 제시한 인생의 여정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