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즐기기

자기 일치감을 찾아서

by selves

나는 좀처럼 외로움을 타지 않는다.

원래 나의 타고난 성향이기도 하고 내 곁에 심적인 안정감을 주는 남편과 가족이라는 든든한 울타리 덕분이기도 하다.


나는 어려서부터 다가가기 힘든 아이였다. 엄마는 내 쌀쌀맞고 특이한 성격이 증조할머니를 닮았다고 말씀하셨지만 돌이켜보면 나는 그냥 INTJ의 성향이 강한 아이였다.

타인에게는 조금 어려워 보였고 홀로 생각에 잠겨있는 듯한 눈빛을 가졌던 아이.


초등학생 때 선생님들이 나에게 심부름을 시키기 어렵다고 하실 정도였지만, 역설적으로 학창 시절 교우관계는 나쁘지 않았다. 억지로 노력하지 않아도 친구들과 잘 지냈고 심지어 친구들이 나를 좋아하고 따르기까지 했다.


나는 밝고 쾌활할 때는 한없이 밝은 편이었다. 그래서 나는 도무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종잡을 수 없었다. 누구와 있을 때는 조용히 관찰하는 스타일이었다가도 누구와 있을 때는 한없이 밝고 쾌활했으니까.


시간이 흐르고 해외 생활을 경험하며 나의 성격은 더욱 극단적으로 변한 것 같다. 여전히 쾌활함과 조용함 사이를 오가지만 사회생활을 하지 않는 지금은 그 스위치의 '온/오프'가 더욱 명확하고 극적이다.


게다가 요즘은 책을 읽고 깊이 생각하고 깨달음을 얻고 그것을 글로 쓰는 과정이 무척이나 재미있다. 이 몰입의 과정 속에서 인간관계에 대해 더 회의적으로 된 것 같다. 나와 비슷한 사람을 찾기 힘들뿐더러 굳이 내가 나서서 그런 관계를 만들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니까 말이다.


나는 원래도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과는 관계를 이어가는 것에 불필요함을 느껴 거리를 두는 편이었고 나의 이러한 거리 두기는 나의 성격과 맞물려 사람들에게 잘 전달되는 편이었다.


과거에는 나의 목표가 사업을 하는 것이었기에 내가 세상 속으로 들어가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어야 하는데 이런 나의 성격이 걸림돌이 될 때도 있어 스트레스였다. 외적 성장에 집착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나의 방식에 맞는 삶을 찾았다. 혼자 조용히 책을 읽고 생각하며 글을 쓰는 지금의 생활, 이 내적 성찰의 시간 속에서 나는 비로소 '자기 일치감'이라는 행복의 핵심을 찾은 듯하다.


예전에는 불필요하게 유튜브나 SNS를 보며 시간을 보냈지만 지금은 읽고 쓰는 즐거움에 빠져 다른 엔터테인먼트 활동은 거의 하지 않는다. 나의 고독과의 친밀함은 최고조에 달했다.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더욱 그렇게 된 것 같다. 누가 나의 글을 보지 않아도 그저 여기에 매일 글을 써서 올리는 것 자체가 좋다.


누군가는 이 고독이 결국 고립감을 느끼게 할 것이라 우려할지 모르지만 지금 나는 외로움도 고립감도 느끼지 않는다. 읽고 싶은 책도 많고 더 깨달음을 얻고 싶다는 강한 욕구만 있을 뿐이다. 오히려 이 시간을 통해 생각과 글쓰기의 깊이를 더 빨리 성장시키고 싶다. 너무 욕심이 과한가 싶기도 하지만 현재 나의 솔직한 심정은 딱 그렇다.


이 길이 나를 어디로 이끌지는 모르겠지만 다행스럽게도 나의 이런 활동을 지지해 주는 남편이 있어 감사하게 마음 편히 나의 지금을 즐기고 있다. 일단은 아무 생각 하지 말고 지금의 고독과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누리고 싶다. 그러다 보면 좀 더 나를 알게 되고 나의 길을 더 명확하게 찾아가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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