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기준으로 사는 삶

나의 삶의 기준을 찾아서

by selves

오늘 당신의 감정에 영향을 준 것은 무엇이었을까? 아마도 옆집 아파트 평수였거나 SNS 속 명품 가방 혹은 친구의 화려한 여행 사진이었을지 모른다. 우리는 왜 끊임없이 타인의 삶이라는 거울을 통해 나를 비춰보는 걸까? 그것이 내 삶에 꼭 필요한 것인지 따져보기도 전에 말이다.


인간은 남들이 사는 삶을 따라 하려는 욕구가 있다.

그래서 사는 곳이 변하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따라 살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층 아파트가 삶이 기준이 되고, 미국에 살면 마당 있는 큰 주택이 삶의 기준이 된다. 그것이 내 삶에 꼭 필요한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남들이 그렇게 살고 있으니 나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실 주거지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눈, 비, 바람 같은 외부 자연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고 안락함을 느끼게 해주는 보금자리의 의미가 크다. 그 이상 더 클 필요도, 더 많은 것을 소유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는 더 크고 더 많은 것들이 있다. 그러면 인간은 그것이 기준이 되어 버린다.


나도 그렇게 살아야 할 것 같고 그렇지 않으면 뒤처지고 불행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것이 행복의 기준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비단 집뿐만 아니라 차도 마찬가지고 삶의 방식도 마찬가지다. 차도 기본적으로 우리를 좀 더 빠르고 안전하게 이동시킬 수 있는 수단일 뿐인데 거기에 더해 외적인 과시가 필요한 것이다. 브랜드를 따지고 가격을 따진다.


여행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아이들 방학이면 다들 여행을 떠난다. 그게 마치 삶의 정해진 공식처럼 되어 있다. 그래서 여행을 가지 않으면 왠지 무언가 잘못하고 있는 것 같고 혼자 대화에 참여할 수 없고 도태된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여행이라는 것은 자기 삶에서 필요할 때 가면 그만이다. 그걸 꼭 의무적으로 갈 필요는 당연히 없다.


따지고 들자면 한두 가지가 아닐 것이다. 아이들 교육도 마찬가지고 인간이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것, 경험하고 있는 모든 것이 다 타인을 기준으로 형성된다.


우리는 왜 인생을 남의 기준으로 사는 것일까?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일까? 자기만의 가치관이 없기 때문일까?


나는 어쩌면 이런 부분에서 좀 늦되고 고집이 셌는지도 모른다. 남이 한다고 따라 하지 않았고 소위 말하는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아이가 아니었다. 내 기준이 좀 더 명확했다.


나의 방식이 옳다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타인의 삶에 영향을 받지 않고 나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온 편이라는 것이다. 남들이 한다고 무턱대고 따라 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결혼을 할 때도 '스드메'에서 스튜디오 사진을 생략했다. 우리 성격에 안 맞았기 때문이다. 결혼식장도 외형에 치중하기보다 우리에게 의미 있는 곳을 찾았다.

한국에서 첫 아이를 출산했을 때도 남들이 다 가는 조리원 대신 집에서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는 방식을 택했다. 상업적인 시설보다 익숙하고 편안한 환경이 나에게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울 때도 나만의 육아 원칙을 세워 1년 넘게 완전 모유 수유를 했으며, 세 살까지는 아이들을 시설에 보내지 않고 키웠다. 내가 아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부분이 무언지 생각해 보고 내린 결정이었다.


그렇게 살면 마음이 좀 더 편안하다. 삶을 좀 더 '나'에 집중할 수 있다. 타인과의 비교는 나도 사람인지라 당연히 하게 되지만 그나마 남들보다 덜 하게 되고 그럼으로써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고 마음이 더 평온하다. 그리고 살아가면서 계속 내가 하려는 행동의 본질적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는 습관은 나의 선택에 좀 더 확신을 심어준다.


그렇게 살아오면서 나는 나의 결정에 후회한 적도 없고 오히려 더 자유로움을 느낀다. 요즘은 거기에 더해 책 읽고 생각하고 글 쓰면서 나의 가치관과 생각을 더 확장시키고 있으니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인생은 나의 것이다. 남들이 뭐라 하든 나의 소신대로 살아가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 그러려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나를 좀 더 들여다보고 나만의 생각을 정립해야 한다. 오늘도 여러 가지 고민과 선택들이 내 앞에 놓이지만 내가 진정 원하는 것과 나에게 편안하다고 생각하는 기준으로 선택하고 살아가려 한다. 그것이 나의 삶이니까.

매거진의 이전글고독 즐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