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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미네부엌 Mar 13. 2024

봄이 오면 냉이로 김밥을 쌉니다

독특한 향 덕분에 냄새를 맡자마자 '아, 봄이다!'가 절로 떠오르는 냉이. 어릴 땐 겨울의 끝자락이면 바지런히 냉이 캐러 산행 나서는 아주매들이 참 많았던지라, 3월 곧 지나 종종 식탁에 올라오는 냉이 된장국과 된장찌개를 보면 울 엄마도 아주매들 무리에 끼여 바지런히 냉이 캐러 다녀왔구나, 새삼 엄마가 안쓰러워지곤 했다.


식구들 봄 기운 챙긴다며 시장서 사는 것보다 더 좋다는(?) 산녘, 들녘, 수제 냉이를 배낭 가득 담아 돌아왔을 내 엄마. 물론 지천으로 깔린 냉이(요즘엔 오염 때문에 아무데서나 캐 먹으면 안 된단다)를 굳이 사서 쓸 필요가 있나 생활비를 아끼는 마음이 컸을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가족들 누구도 수고했다는 말은 없었지만! 그저 밥상머리에서 '맛있다'는 소리 하나 들려오면 그제사 엄마 마음에도 봄이 내리지 않았을까.


직접 캐오는 수고로움 따위는 알지 못하고, 밥 속에서 올라오는 이런 풀 냄새 따위가 도대체 뭐가 좋다고. 봄의 초입마다 냉이 좀 먹어보라는 엄마의 권유가 달갑지 않았던 꼬맹이였다. 물론 이제는 다 커서 때 되면 냉이부터 사들이는 주부가 되었는데, 봄을 몰고 오는 식재료들이야 무성히도 많지만 손수 캐온 냉이로 밥상을 차리던 엄마의 마음 기억 때문인지 냉이가 더 특별하게 느껴진다.



채소 중 단백질 함량이 최고라 손꼽히는 냉이. 단백질 외에도 칼슘, 철분, 비타민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나른해진 우리 몸을 깨우는 식재료로 제격이다. 장 봐오면 세척이 까다로워 최근엔 세척된 냉이를 파는 것도 종종 볼 수 있지만, 스멀스멀 올라오는 흙 향은 당연히 '물'에 약하기 때문에 세척된 상태로 유통되는 냉이를 사면 이미 흘러가버린(?) 향이 아쉬워진다. 그래서 뿌리에 촘촘- 흙이 남아 있는 흙냉이를 사다, 미지근한 물에 불렸다가 솔로 이물질을 제거하고 다시 헹궈 쓰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냉이는 익혀 먹으면 고소한 맛과 단맛이 한껏 오른다. 또 향이 강하다 보니 꼬들한 식감은 잊히기가 쉽지만 씹을수록 고소한 냉이의 맛을 식감까지 제대로 즐기려면, 일반적으로 쓴맛을 마스킹하고자 먹어왔던 된장국이나 찌개보다는 '볶음'이 좋다. 요리에센스 연두와 함께 팬에 달달 볶아 '냉이 볶음'을 해두면 그냥 먹어도 세젤맛(너무 오래 볶으면 질겨지니 적당히). 마치 해산물을 먹는 듯한 풍미까지 올라오는데, 볶은 냉이를 간간한 밥과 김에 둘둘 말아 김밥을 싸서 먹으면 세젤맛 더하기 세젤맛. 깜짝 놀라는 그런 맛.


일렁이는 날씨 따라 아웃도어 활동이 덩달아 많아지면 소풍 도시락으로도 '볶은 냉이 김밥' 만한 것이 또 없다. 봄 도시락을 온통 초록빛으로 채우는 놀라운 맛의 <볶은 냉이 김밥>!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는 전설의 냉이 김밥 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봄이 오면 '볶은 냉이 김밥' 재료

주재료

밥 1 공기 (200g)

냉이 2줌(150g)

김밥용 김 2장(4g)


양념

요리에센스 연두순 2스푼(20g)

참깨 1스푼(4g)

참기름 1/2스푼(4g)

포도씨유 2스푼(50g)


✅봄이 오면 '볶은 냉이 김밥' 재료

1. 밥은 따뜻할 때 양념(연두순 1스푼, 참깨 1/2스푼, 참기름 1/4스푼)을 넣고 비벼 준다.

2. 팬을 연기가 날 정도로 센 불에 예열한 후 포도씨유와 냉이를 넣고 볶는다. 냉이의 숨이 죽으면 양념(연두순 1스푼, 참깨 1/2스푼, 참기름 1/4스푼)을 넣고 볶아 준 후 한 김 식혀 준비한다.

3. 김밥용 김 위에 양념한 밥, 냉이를 얹고 말아 준다.

4.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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