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파스타>를 보면서 자란 세대. 분명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로맨스'였으나 레스토랑 속 주방이라는, 평소 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공간을 엿보는 동시에 요리사라는 직업에 대한 동경을 꺼내주었던 드라마로, 애초에 사랑 얘기는 다소 뒷전이었던 신박한 프로그램이었다. 물론 진짜 레스토랑의 현실과는 괴리가 있었을테지만(?).
<파스타>를 보면서 인상깊었던 요리를 꼽으라면 단연 알리오올리오. 특별한 부재료 없이 면, 오일, 마늘로만 맛을 내는 파스타이다. 그 당시엔 '알리오올리오' 라는 요리 이름을 정확히 아는 사람조차 드물었는데(그 이름을 명확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몹시 배운 사람처럼 느껴졌었다!), 그 심플한 요리의 맛을 내는 과정이 심플하지만은 않아서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기억에 참 많이 남았더랬다.
그리고 최근 OTT 예능으로 요리사들의 얘기가 나오면서 다시 보게 된 알리오올리오. 이탈리아 나폴리 지방의 오일 파스타로, 알리오(마늘)와 올리오(오일)로 만드는 베이직한 요리다. 재료가 다소 단조로운 와중에 재료와는 상관없이 맛을 내야하는 섬세하고 까다로운 요리. 먹는 사람들에겐 그 단순함이 매력일테지만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요리사의 입장에서는 재료의 최소화, 맛의 극대화의 기로에서 자신의 시그니처 요리로 알리오올리오를 선보인다는 것이 얼마나 긴장되는 선택이었을지 생각해 본다. 아니, 수십, 수백번을 요리해왔던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일런지도.
재료를 분석하고 반복해 조리하고 먹어보고 다시 그 과정을 반복하는 '숙달'의 과정을 통해 오직 100명 안에 손꼽히는 요리사로 추천되었을 각각의 인생 스토리를 생각하노라면 요리 예능이라고 결코 무시할 수가 없는 거다. 요리사 마다의 구구절절한 스토리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슈들로 활활 타올라 뒷 얘기쯤 온갖 매체에서 다양하게 떠드니, 프로그램을 볼 때와 후일담을 들을 때의 매력이 하나로 합쳐져 뒤늦은 감동이 오기도 한다.
오일 파스타에 마늘을 빼먹는 참사를 내고도 다음 단계로 진출한 요리사의 에피소드를 보며, 마늘 빠진 오일 파스타의 맛을 어떻게 냈을지가 진심으로 궁금하기도 했다. 주재료 없이도 맛이 폭발하는 요리를 나눠먹는 현장에 직접 서있고 싶기도.
이런 내 마음과 별반 다르지 않은 많은 시청자들의 식당 예약 문의가 그야말로 폭발하고 있다고 들었다. 애초에 프로그램 속 그 요리를 시그니처 메뉴로 먹어볼 수는 없겠지만, 화면을 뚫고 나오던 요리사들의 '손맛'을 직접 내 혀로 느껴보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는 결코 지나치지가 않다. 그런데 이대로라면 한 달이 지나도, 1년이 지나도 식당에 방문해 먹기란 하늘의 별따기일 듯하니... 그런대로 직접 만들어 보겠다! 대신 쪼랩이 만들면 맛보장이 어려우니 요리에센스 연두의 도움을 받아보기로!
소금 넣은 끓는 물에 스파게티면을 넣고 6분 가량 삶은 후 면수를 1컵 정도 따로 빼두고, 연두를 1.5스푼 정도 넣고 섞는다. 넉넉하게 준비한 마늘의 반은 얇게 편썰고, 나머지는 굵게 다진다. 팬에 올리브유를 넉넉히 두르고 편 썬 마늘을 먼저 약불에 다갈색으로 익힌 후 건져내고 다시 다진 마늘을 넣어 갈색이 돌 때까지 구워준다. 이 때, 고추를 활용해 매운맛을 내도 좋다. 이 마늘을 볶은 팬에 간해둔 면수를 2~3번 나눠부으며 잘 유화될 수 있도록 빠르게 젓고 걸쭉한 소스가 되면 불을 줄이고 삶은 면을 넣어 섞으면 끝. 다진 파슬리 등을 올리면 향도 색도 그럴싸한 일품요리 완성!
급식맛에 익숙한, 토마토 파스타만 찾던 우리집 어린이도 엄지척 극찬을 해 준 오일 파스타의 등장이다. 한국 특유의 '마늘의 민족' 재질이 어딜 가지 않듯 알리오올리오야 말로 한국인의 식탁에 딱 어울리는 파스타이고말고. 남녀노소 모두 잘 먹는 알리오올리오 만드는 상세 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집밥요리사의 '알리오올리오' 재료
주재료
스파게티면 2줌(160g)
마늘 1컵(120g)
포도씨유 1/2컵(100g)
부재료
크러쉬드레드페퍼 2꼬집(2g)
파슬리 약간
양념
스타게티 삶은 물 1/2컵(100ml)
요리에센스 연두진 1.5스푼(15g)
면 삶기용
물 2L
소금 1스푼(10g)
✅집밥요리사의 '알리오올리오' 만들기
1. 물 2L에 소금 1스푼을 넣고 물이 끓어오르면 스파게티면을 넣어 6분간 삶아요.
2. 면 삶은 물(면수)는 컵 또는 그릇에 1/2컵(100ml) 정도 담아 따로 빼놔요.
TIP. 삶은 면에는 올리브유를 뿌려 뭉치거나 마르지 않도록 해줘요.
3. 2)에 연두 1.5스푼을 넣고 섞어요.
4. 마늘의 반은 0.2mm 두께로 편 썰고, 나머지는 굵게 다져요.
5. 팬에 오일 1/2컵(100g)을 두르고 편 마늘을 먼저 넣어 약불에 골드브라운색이 되도록 익혀요.
6. 익은 편마늘을 건진 후 그 기름에 다진 마늘을 넣고 골드브라운색이 날 때까지 볶다가 크러쉬드 레드페퍼(페페론치노)를 넣어 매운맛을 추가해요.
7. 마늘 볶은 팬에 간 한 면수를 2번에 나눠 넣고 센불에서 빠르게 저어가며 유화시켜요.
8. 소스가 걸쭉하게 섞이면 중략불로 불을 줄이고 삶아둔 면을 넣어요.
9. 면이 소스와 잘 섞이도록 팬을 돌리면서 전분질이 나오도록 잘 섞어요.
10. 그 위에 익혔던 편마늘을 넣어 섞고, 다진 파슬리를 뿌려주면 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