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방에 쓰레기 산이 있대도 우린!
아이가 잘 컸단 증거는, 그 아이가 부모 없이도 잘 지내는 것이다.
-윌리엄 워즈워스
부모의 사랑은 아이의 곁을 지켜주려는 마음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그 완성은 결국 한 발 물러서는 순간에야 이뤄졌다. 아이의 독립은 부모 손이 더 이상 필요 없다는 선언이 아니다. 그것은 부모가 기꺼이 손을 거두고 믿음을 건네야 하는 순간이자 일종의 시험이었다. 오롯이 믿음을 건네는 일이야말로 양육의 마지막 단계이자 가장 어려운 통과의례였다.
아들이 독립한 지 열흘쯤 됐을 때였다. 이사 후 처음으로 아들 방에 가보기로 했다. 엄마란 사람은 어째서 자식 밥 걱정을 놓지 못하는 것인지. 지난 열흘을 돌아보면, 전화나 문자도 늘 밥 먹었니?로 시작해서 뭐 해 먹었어?로 끝났다.
‘하지만, 그렇다고 정치나 경제 얘기를 할 것도 아니잖나?'
스스로 합리화하며, 나는 꿋꿋이 하루 한 두 번은 아들의 끼니 여부를 확인했다.
"반찬은 정말 안 해줘도 괜찮겠어?"
"괜찮아요."
"알겠어..."
"카톡~"
독립한 지 일주일쯤 됐을 때였다. 다소 피폐해진 나와 달리 아들은 문자에서도 생기가 느껴졌다.
[엄마, 나 요즘 아침마다 이거 해 먹는데, 오늘 첨으로 안태우고 완성했어요! 하하]
아들이 보낸 사진은 뜻밖에도 블루베리까지 올린 팬케이크였다.
'어머머 얘 좀 봐라? 이렇게 잘하면서 그동안 손하나 까딱을 안 했다니!'
약 오른 마음이 먼저 올라왔지만, 다행히 나는 본분을 잊지 않았다.
[어머나, 아들 다 컸네. 이런 것도 만들어 먹을 줄도 알고. 나중에 엄마도 해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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