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이란, 혼자 사는 일이 아니라 삶의 작은 결정에 자기 기준을 세워가는 일이다. 누구의 방식도 아닌, 나만의 질서를 만드는 것 말이다.
나는 아들 집을 나서며 문을 닫고도 잘 닫혔는지 몇 번 더 확인한 뒤에야 돌아섰다.
아들은 설거지는 미루고, 옷가지는 침대에 던져둘 망정 빨래만큼은 대충 하지 않았다. 그런 선택적 살림 솜씨에 나는 슬쩍 웃음이 났지만, 살림의 우선순위조차 제 방식대로 정해 가는 모습은 어느새 진정한 독립의 의미에 닿아 있었다.
이렇듯 아들의 독립 과정이 생생히 느껴질수록, 요즘은 멀리 있는 큰딸이 자주 생각난다.
아들이 한창 손이 많이 가던 서너 살 무렵, 16살이던 딸은 부산의 대학 기숙사에서 생활형 독립을 시작했다. 입소 하루 전, 부산으로 따라가서 방까지 짐을 들여다 줄 수 있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그 뒤의 시간은 온전히 딸의 몫이었다.
그런 딸은 2년 뒤, 국비 장학생 신분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때도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커다란 케리어에 엄마의 불안과 조바심을 꾹꾹 눌러 담아 공항까지 바래다준 게 전부였다. 연고도 없는 낯선 곳을 향해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딸의 뒷모습은, 딸이 33개월이던 어느 날 모습 그대로였다.
딸은 생후 33개월 때 이미 자신은 주장을 가진 '나'이며 독립적 존재임을 명확히 했다.
어느 쇼핑몰에 갔던 날이다. 그날 우리가 가야 할 방향과 정 반대 길로 갈 것을 고집한 딸은 어르고 달래도 소용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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