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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아이의 삶 23화

23. 본 것을 믿는 너희는

by 은수

요약 문장:

나 역시, 아이들의 걱정은 아주 작을 거라 생각한 것을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었다.


아이들에게 세계를 보여주는 것은 어른의 가장 본질적인 책임이다-한나 아렌트

우리 뇌는 의미 없는 정보까지 해석하며 일했다. 공간의 단순함이 우리 뇌를 쉬게 하듯, 우린 불필요한 자극에 노출되지 않을 필요가 있다. 특히, 그 대상이 아이들이라면 더욱 그랬다.


내 교실에 오는 아이들은 평균 다섯 군데 이상의 학원에 다녔다. 특히 초등학교 3학년 미만이면서 다섯 군데, 많게는 열두 군데 학원을 다니는 아이도 있었다. 이쯤 되면 사교육 선생인 나조차 ‘어린이의 뇌는 스펀지 같다’라는 말을 처음 퍼뜨린 이에게 책임을 묻고 싶다.


어느 1학년 수업 시간이었다.
“혹시 너희는 어떤 일을 경험하기 전에 떨리거나 긴장됐던 적이 있어?”
내 질문에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수학경시대회에서 빵점을 맞을까 봐, 한자 자격시험에 떨어질까 봐 몸이 떨리고 배가 울렁거렸다고.

그 말을 다 들은 나는, 초등학교 1학년은 그런 결과가 나온다 해도 괜찮다며 마치 큰 어른처럼 말했다. 아이들은 나의 얕은 위로에도 금세 표정을 풀고, 정말 그런지 확답받고 싶어 했다.

“정말 그래도 돼요?”
“그럼, 정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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