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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물원킨트 Jun 05. 2024

삶을 제어한다는 착각


"인간은 지능이 매우 높은 창조물이다. 그러나 높은 지적 능력과 육체적 우월성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대단히 강박적이다. 모든 것을 자신이 제어할 수 있다고 느낄 때 편안함을 느낀다. 대표적인 예가 엘리베이터의 `닫힘`(Close Door) 버튼이다. 사람이 잘 모르고 있지만 미국 엘리베이터는 우리나라와 달리 닫힘 버튼이 작동하지 않는다.  엘런 랭거 하버드대 심리학 교수는 “이런 버튼은 작동하지 않지만 사람 심리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면서 “제어하고 있다는 생각은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웰빙을 촉진한다”라고 말했다. 랭거 교수는 논문에서 이를 `제어의 환상`(illusion of control)이라고 이름 붙였다. - 권상희 기자"



삶을 제어한다는 생각은 많은 이들에게 위안을 준다. 우리는 종종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설정하며, 이를 통해 삶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 믿음은 실제로는 착각에 불과하다. 우리의 의지와 계획은 때로는 삶의 거대한 흐름 앞에서 무력해진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는 우리에게 두려움을 안겨준다.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방법으로 삶을 제어하려 한다. 시간 관리, 재무 계획, 건강 관리 등 모든 것이 우리의 삶을 통제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다. 하지만 이 모든 계획에도 불구하고, 예기치 않은 사건들이 발생할 때 우리는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이는 자연재해, 질병, 경제 위기와 같은 외부 요인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사건들, 예를 들어 관계의 변화나 예상치 못한 기회와 같은 일들에서도 나타난다.


삶을 제어한다는 착각을 깨닫게 된 순간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계획과 준비가 아무리 철저해도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은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누구나 깨닫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 삶의 불확실성과 무력함을 깊이 깨닫고, 이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삶의 예측 불가능성을 받아들이게 된다.


삶을 제어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처음에는 두려움을 안겨준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는 또한 커다란 자유를 가져다준다. 우리는 더 이상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된다. 대신, 우리는 삶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이는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상황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자세를 가지게 한다.


이러한 태도는 우리에게 더 큰 평온과 만족감을 준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을 놓아버릴 때, 우리는 현재에 집중할 수 있다. 매 순간을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삶의 의미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는 또한 우리에게 더 큰 유연성과 적응력을 준다. 예기치 않은 변화나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수용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는 법을 배운다.


삶을 제어한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면, 타인에 대한 이해와 공감도 깊어지게 된다. 다른 사람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예측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는 인간관계에서 더 큰 연대감을 느끼게 하고, 서로의 어려움을 더 잘 이해하고 도울 수 있게 한다.


결론적으로, 삶을 제어한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이는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일종의 환상일 뿐이다. 삶은 예측할 수 없고, 그 흐름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더 큰 자유와 평온을 준다. 매 순간을 충실하게 살아가고, 예기치 않은 변화 속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삶의 불확실성을 수용할 때,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유를 경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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