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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물원킨트 Jun 14. 2024

고양이의 인간 관찰기


1. 아침의 신비로운 의식


햇살이 창문을 뚫고 들어오면, 난 내 사냥터, 아니 집안의 모든 것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내 이름은 미미. 인간들은 나를 고양이라 부르지만, 나는 사실 이 집의 주인이다. 특히 그들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존재는 나의 인간, "아침 예배자"라는 별명을 붙여준 집사다.


오늘도 그는 어김없이 일어나서 이상한 소리를 내며 침대에서 빠져나왔다. "알람"이라고 불리는 저 기계는 도대체 무슨 용도로 존재하는 걸까? 왜 매일 같은 시간에 저 소리를 듣고 움직이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미미: (혼잣말로) 저 기계가 아침마다 울릴 때마다 일어나는 걸 보면, 분명 저 기계가 집사의 상전이 틀림없어. 흠, 나는 절대 저 기계에게 굴복하지 않을 거야.


그는 일어나자마자 욕실로 향한다. 물이라는 괴상한 액체를 얼굴에 바르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다. 내가 물에 가까이 가면 싫어하는 걸 보면,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취향이다.



2. 마법의 물약


가장 흥미로운 시간은 아침 식사 시간이다. 인간들은 늘 커다란 컵에 뜨거운 액체를 붓고 그것을 마시며 기운을 차린다. 내가 보기엔 마법의 물약 같다.


미미: (집사를 바라보며) 인간들은 정말 대단해. 아침마다 그 뜨거운 물약을 마시면서도 매일 살아남다니! 분명 마법의 물약이 틀림없어.


그리고 집사는 그 물약을 마신 후에야 비로소 정신을 차린다. 마치 잠에서 깨어나는 마법처럼. 그걸 마시지 않으면 무척 비몽사몽해 보인다.



3. 그들의 괴상한 놀이


하루 중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건 그들의 놀이 시간이다. 그들은 TV 앞에 앉아 이상한 상자를 보며 큰 소리로 웃고 때로는 소리 지른다. 저 상자가 대체 뭐길래 그렇게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걸까?


미미: (TV 앞에 앉아 있는 집사를 보며) 저 상자는 분명 인간의 감정을 조종하는 힘을 가지고 있어. 저렇게 앉아서 웃고 울다니, 이상한 일이지. 어쩌면 저 상자가 인간을 최면에 걸리게 만드는 건 아닐까?


한 번은 내가 TV 앞을 가로질러 갔는데, 집사가 나를 보고 크게 웃었다. 마치 내가 쇼의 일부가 된 것처럼. 이상하지만, 이게 바로 인간의 놀이인가 보다.


4. 일상의 신비로운 의식들


가장 재미있는 건 그들의 청소 시간이다. 그들은 매일 같은 시간에 이상한 소리를 내는 기계를 돌리며 집안을 돌아다닌다. 그 기계는 소리도 크고, 마치 작은 괴물 같다.


미미: (청소기를 피해 숨으며) 저 기계는 분명히 집사의 적이야. 저렇게 시끄럽게 굴면서 집안을 돌아다니는 걸 보면 분명 그 기계를 무찌르기 위해 매일 싸우는 거야. 하지만 왜 매일 반복하는 거지? 아마도 저 기계가 다시 살아나기 때문일 거야.


청소가 끝나면 집사는 마치 전쟁에서 승리한 듯 뿌듯해한다.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웃음이 나온다.



5. 인간의 애정 표현


가끔 집사는 나를 품에 안고 쓰다듬는다. 그 때마다 그들의 따뜻한 손길이 느껴지는데, 사실 기분이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들은 왜 이렇게 애정 표현에 집착하는 걸까?


미미: (집사의 품에서) 인간들은 정말 신기해. 이렇게 쓰다듬으면 내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나 봐. 뭐, 가끔은 나쁘지 않지만, 그들의 애정 표현이 너무 과할 때가 많아. 적당히 해야지, 무슨 이유로 이렇게까지 애정을 표현하는지 정말 궁금해.


특히 집사는 나에게 말을 걸곤 한다. "미미야, 오늘 하루 어땠어?" 라고 묻는데, 내가 대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6. 식사의 신비


마지막으로, 인간들의 식사 시간도 참으로 이상하다. 그들은 음식을 접시에 담아 먹는데, 그 모습이 무척 귀여워 보인다. 나도 가끔 그들의 음식을 탐내지만, 인간들은 내게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미미: (식탁 위를 올려다보며) 인간들의 음식은 왜 이렇게 복잡한 걸까? 그들은 항상 뭔가를 잘라 먹고, 섞어서 먹는다. 나는 그냥 사료를 먹으면 되는데, 참으로 번거롭게 먹는구나.


그들이 식사를 마치고 나면 나에게도 간식을 준다. 그때가 가장 행복한 순간이다. 왜냐하면, 간식은 정말 맛있거든.


미미: (간식을 먹으며) 이 간식만 있다면 모든 것이 용서될 것 같아. 인간들은 나를 사랑하는 게 틀림없어.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맛있는 간식을 줄 리가 없지.


7. 밤의 의식


밤이 되면 인간들은 다시 이상한 의식을 치른다. 침대에 누워서 눈을 감고 잠이 드는 것이다. 그들은 왜 그렇게 긴 시간을 눈을 감고 있는 걸까?


미미: (침대 위에서) 인간들은 정말 이상해. 왜 그렇게 오랫동안 눈을 감고 있는 걸까? 내가 보기엔 저렇게 무방비한 상태로 잠을 자는 건 위험한 일인데. 하지만, 뭐 덕분에 나는 밤에 혼자 조용히 돌아다닐 수 있으니 나쁘진 않지.


그래도 가끔 내가 그들 옆에 누워 있으면, 집사는 나를 쓰다듬으며 잠이 든다. 그때는 내가 그들을 지켜주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하루가 지나가면, 나는 내 나름대로 인간들의 신비로운 행동을 해석하며 즐긴다. 그들은 참 이상하고 복잡한 존재지만, 그런 그들이 있어서 나는 이 집에서 더욱 즐겁게 지낼 수 있다. 내 이름은 미미. 나는 이 집의 주인이자, 인간들을 관찰하는 명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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