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1생각 #74
우리가 자주 쓰는 "유명세를 치른다"는 말에서 유명세는 '세상에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는 탓으로 당하는 불편이나 곤욕을 속되게 이르는 말'을 의미한다. 재밌는 사실은 유명에 붙은 '세'가 한자어 세금 세(税) 자를 쓴다는 점이다. 즉, 유명세도 어떻게 보면 세금의 일종이 될 수 있다.
잘 알다시피 세금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소득세, 자동차세, 부가세, 관세 등 여러 이유에 의해 국가에서는 국민에게 세금을 부과하고 국민은 납세의 의무에 따라 세금을 낸다. 그런데 유명세는 국가가 국민에게 부과한다기보다는 국민이 유명인에게 부과한다.
부가세 10%처럼 유명세는 유명인의 모든 활동에 필수적으로 부과되는데, 일반적인 세금이 금전적으로 부과되는 것과 달리 유명세는 사람들의 '관심'으로 부과된다. 그래서 유명인은 일반인과 똑같은 행동을 해도 유명세가 붙어서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된다.
일반적으로 세금을 내는 것이 금전적으로 이득을 보는 것이 아니라 손해를 보는 경향성이 강한 것처럼 유명세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의 관심을 더 받기 때문에 유명인은 조금만 실수를 해도 일반인보다 10% 이상 더 강한 질책을 받게 된다.
그래서 최근, 코로나19 이슈와 관련하여 몇몇 유명인들이 국민의 정서에 반하는 행동을 하여 유명세를 거하게 치렀다. 누군가는 그런 대국민적 질책에 대해서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잣대가 너무 엄격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는데 사실 '유명세'라는 것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면 일반인이 유명인에게 이렇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결코 오버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람들이 당장에 주머니 사정에 손해를 보면서도 꾸준히 국가에 세금을 내는 이유는 기본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국가가 국민에게 인프라를 제공해주고 있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세금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유명인이 유명세를 마땅히 치러야 하는 이유는 그들이 평소에 일반인의 관심이라는 인프라를 충분히 누리고 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유명인은 엄격한 잣대에 대해서 억울해해서는 안되며 그만큼의 책임감을 가지고 삶을 살아야 한다. 만약 이렇게 유명세를 치르는 것을 회피한다면 그것은 탈세와 다를 바 없다.
마치, 세금을 충실히 내는 사람들과 동일하게 인프라를 누렸으면서 정작 자기 자신은 세금을 한 푼도 안 내다 탈세 혐의로 걸린 파렴치한 부자들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