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능 엔터테이너는 높은 확률로 망해요

다방면에서 높은 능력치를 가진 만능 엔터테이너는 능력자이기 때문에 높은 확률로 성공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능력이 많을수록 선택지가 많아져서 포커싱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즉, 이들은 어떤 능력에 집중하여 성공으로 향할지를 결단하기 어려운 '선택의 역설'에 빠지게 됩니다.

이처럼 선택과 집중이 어려운 만능 엔터테이너들이 가슴에 꼭 새겨야 할 마케팅 용어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 상품 핵심 강점)라는 말입니다. 이 단어는 제품이 가지고 있는 차별성 있는 특장점 한 가지를 의미합니다.

USP의 대표적인 예로 간장약 브랜드 우루사가 있습니다. 한때 피로회복의 대명사가 됐던 우루사는 '간에 쌓인 피로를 회복해 준다'는 USP를 가지고 있었고 이를 CM송 <간 때문이야>로 만들어서 광고한 덕분에 전례 없는 흥행을 이뤘습니다. 만약 우루사가 여느 피로회복제와 마찬가지로 제품의 여러 효능을 소구 했다면 이만큼 큰 성공을 이루지 못했을 것입니다. 우루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간 피로 회복'이라는 USP만 집중해서 전달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너무 많은 장점은 단 한 가지의 장점보다 파급력이 낮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설령, 그 많은 장점들의 능력치가 모두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일지라도 말이죠. 예컨대, 자동차 브랜드 롤스로이스는 럭셔리를 소구 하지만 볼보처럼 안전을 얘기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롤스로이스가 볼보보다 안전성이 떨어지는 차는 결코 아닙니다.

 

롤스로이스는 차의 기능성보다는 '럭셔리'를 소구 한다.

그런데 만약 롤스로이스가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하고 편리하고 빠른 럭셔리 세단을 만듭니다."라고 얘기한다면 어떨까요? 아마 그들이 가진 독보적인 프리미엄 이미지는 많이 희석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선택과 집중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사람도 따지고 보면 개개인이 퍼스널 브랜드이기 때문에 자신의 가치를 올리는 일은 브랜드 제품을 시장에서 마케팅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퍼스널 브랜드로서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만들고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USP를 찾고 그것에 집중하는 것이 실용적인 전략입니다.

하지만 만능 엔터테이너는 앞서 말했듯이 '선택의 역설'로 인해 USP를 정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시이하라 다카시의 <잘됐던 방법부터 버려라>에서는 이런 만능 엔터테이너의 고질적인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초점을 맞추고 계속 집중하는 것. 이 두 가지만 있으면 인생의 결과도 완전히 달라진다. 초점을 맞출 때는 미리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정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나 똑똑한 사람일수록 실천하기가 어렵다. 똑똑한 사람은 할 수 있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무슨 일이든 척척 해내기 때문에 '나 이거 안 할래' 하고 버리기가 어려운 것이다.

시이하라 다카시 저, <잘됐던 방법부터 버려라> 中

그런데 요즘에는 진짜로 다방면에서 특출 난 능력을 가진 것이 아니라 그냥 개인의 욕심으로 사업, 유튜브, SNS 등 다방면에서 일을 벌이면서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길 자처하는 사람도 주변에서 자주 보입니다. 차라리 진짜 만능 엔터테이너라면 USP에 집중하지 않아도 기본적인 능력치가 있기 때문에 완전히 망할 걱정은 없지만 이런 경우라면 부족한 능력을 보완할 기회조차 잃어버리는 꼴이라서 더욱 문제가 심각해집니다.

피, 땀, 눈물이 배신하지 않는 건 선택과 집중을 했을 때의 얘기다. 손흥민 선수가 축구뿐만 아니라 야구, 농구도 같이 했다면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있었을까?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만능 엔터테이너가 되길 자처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하루빨리 무엇에 집중할지를 고민하여 USP를 정하고 그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더욱 선택과 집중하기를 권장합니다. 반대로 자신이 진짜 만능 엔터테이너인데 아직도 다른 능력들을 버리기 아까운 상황이라면 아마존에서 무려 53주간 베스트셀러였던 <신경 끄기의 기술>의 저자 마크 맨슨의 경험담을 새겨듣길 권합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내 개인사에서 가장 큰 사건을 꼽으라면 몰입을 선택한 것을 들 수 있다. 난 내 인생 최고의 사람들과 경험, 가치를 제외한 나머지 것은 전부 거부하기로 했다. 사업 계획을 전부 접고 글쓰기에만 집중했다. 그 뒤로 내 홈페이지는 그전까지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인기를 얻었다. 오랫동안 한 여성에게 헌신하자, 놀랍게도 어떤 단기적 만남에서도 얻을 수 없었던 값진 보상을 받게 되었다. 한 지역에 정착하자, 소중하고 진실하며 건전한 친구 몇몇에게 전념하게 되었다. 직관에 완전히 반하는 내 발견은 몰입 안에 자유와 해방이 있다는 것이다. 내게 정말로 중요한 것을 선택해 집중하고 정신 사납게 하는 온갖 대안을 거부함으로써 난 더 많은 기회와 더 좋은 것을 얻었다.

마크 맨슨 저, <신경 끄기의 기술> 中

만능 엔터테이너 마크 맨슨은 글쓰기에만 집중하기 위해 다른 것에는 신경을 껐고 그 결과, 그의 홈페이지는 상상 이상의 인기를 끌었으며 그 덕분에 그는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습니다. 당신이 10년 이상 집중하고 투자할만한 USP는 무엇인가요? 없다면 지금 당장 고민해 보세요. 그리고 그것에 집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