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해 선생님은 늘 "전국"만 외친다.

오래 사랑받는 콘텐츠의 핵심DNA에 대해

by 강센느


<전국노래자랑>의 오프닝 멘트는 송해 선생님의 입에서 시작되어 관객의 입에서 맺음을 맺는다. 이것이 바로 이 프로그램이 오랜 기간 장수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다.


img_20130204121348_2fce4cfa.jpg


프로그램의 시작부터 관객, 시청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은 참여자로 하여금 높은 흥미도를 유발하는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오늘날에는 이러한 요소를 평가하기 위해 인터랙티브(interactive)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단어의 뜻 그대로 콘텐츠가 수용자들로 하여금 상호작용이 일어나게끔 할 수 있는지의 유무를 판단할 때 사용된다.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전국노래자랑>은 인터랙티브의 정점을 찍은 프로그램이다. 오프닝멘트는 물론이고 모든 contents와 context가 사람들의 참여로 만들어지는 프로그램이니 말이다. 전국노래자랑이 트렌드가 급변하는 디지털 시대에도 포맷의 큰 변화없이 꾸준히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인터랙티브적 성질에 있었다.


<전국노래자랑> 뿐만 아니라 <무한도전>, <1박2일>과 같은 장수프로그램도 인터랙티브적 성질이 담겨있는 프로그램인데 오프닝 멘트가 모두 보는 이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점이 유사하다. 즉, 콘텐츠 수용자가 언제든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이다. 오늘날, 이와 같은 여지의 유무가 중요한 이유는 수용자의 성질이 과거에 비해 매우 능동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아니 그보다 더 이전에 사람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개개인은 자신의 관여도가 조금이라도 있는 것에 더 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제작자와 수용자의 경계가 명확했기 때문에 수용자의 참여에 대한 니즈 자체가 피어날 수 없는 토양이었지만 오늘날에는 다양한 소셜미디어와 콘텐츠 제작툴이 등장함으로 인해 제작과 소비의 경계가 모호해졌고 이로 인해 누구든 제작자가 될 수 있는 비옥한 토양이 조성되어 참여에 대한 니즈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즉, 관여에 대한 갈망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일찍이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이러한 현상을 예견하면서 프로슈머(producer+consumer)라는 용어를 제창하였는데, 오늘날에는 그가 예견했던대로 마케팅 분야에서는 물론이고 엔터테인먼트 영역에서까지 제작자와 소비자의 경계를 넘나드는 프로슈머가 활개치고 있는 것이다.


content.jpg


이러한 상황에서 제작자 side에 위치한 사람들이 콘텐츠 제작시 유의해야 할 점은 역시 앞서 말한 '여지'를 두는 것이다. 오늘날 마침표를 찍고 나오는 콘텐츠는 큰 매력이 없다. 까다로운 수용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줘야한다.



송해 선생님이 몇 십 년간 "전국~"만 외쳤던 것은 그가 결코 "노래자랑"까지 외칠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었음에 주목해야 한다. 그것은 인터랙티브의 시작이며 오랜 기간 변함없는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전국노래자랑>의 핵심 DNA다.


작가의 이전글삶에도 R&D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