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다. 너와 나는 독립적인 존재라는 것을 아는데도 우리가 다르다는 것이 가끔 새삼스럽다. 같지 않음을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나 보다. 우리는 다르다가 나를 가만히 쳐다볼 때 모르는 척 고개를 돌리고 싶다. 너와 내가 겪는 재미와 신기의 에피소드들이 우리가 다르기 때문에 일어나는 놀라운 선물임을 알면서도 어느 고요한 순간에 그것이 훅- 시리다.
부모와 내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 아무리 단짝이라도 우리의 인생은 다르게 펼쳐질 것이라는 것, 부부더라도 무언가는 각자만이 짊어질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우리를 무한히 자유케도 하지만 인지된 분리는 얼마간 휑한 구멍을 남기고야 만다. 이때 누군가는 이 다른 조각들이 꼭 같아야 한다 우길 수도, 각자의 배를 함께 꿰매어 항해하자 질척댈 수도 있다. 작은 그대로 서로를 잡아놓고 싶은 사이일 거다. 산 채로 박제하고자 한다.
분리는 단절이 아니다. 확장되는 각자를 위한 공간을 내어 열어주는 것이다. 온전히 이해되지 않아도 응원받고, 하나 될 수 없는 다른 생각도 존중받는 경험들이 이 시린 틈을 채워준다. 그때 나는 마구 확장된다. 원래의 나와 다른 내가 된다. 저기서 자라고 있는 너와 눈을 맞춘다. 주춤 흔들려도 이내 든든하다. 휘청이는 내가 메워진다. 우리는 서로를 크게 해 주는 사이다.
그렇다면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