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서 인문학도 자리 찾기
얼마 전 오랜만에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혹시 모를 내가 건질 수 있는 정보나 기회들이 있을까 싶어서 학교 홈페이지를 보고 있는데, pdf 파일이 눈에 띄었다. 그건 바로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 학습매뉴얼>이었다. 이는 Chat 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대학 교육에서 어떻게 사용할 수 있으며 학생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가이드라인을 따라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서였다.
솔직히 놀랐다. 우리 학교가 대단한 명문대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평범한 대학에서도 이런 생성형 인공지능 사용 가이드라인이 나왔다는 것에 대한 놀라움이었다. '오, 이건 진짜 읽어야 된다'라는 생각이 확 들었고 급하게 다운로드하여서 지하철에서 약 15페이지 정도 되는 pdf 파일을 읽었다.
이 매뉴얼은 크게 4파트로 나뉜다. 각 파트별로 요약정리를 해보겠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교육 분야에서 사용했을 때 학습자가 수행할 수 있는 능력 혹은 영역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평범한 사람을 준전문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지만 과의존할 경우 사고를 하지 않은 단순 "텍스트 편집자"로 전락시킬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한다. 이런 이유로 [생성형 인공지능 활용 매뉴얼]을 개발하며 어떻게 하면 생성형 AI를 잘 활용할 수 있을지를 알려주고자 한다.
[1] AI에 대해 배워라_Learning about AI
한마디로 '인간이 생성한 데이터, 정보' VS '인공지능이 생성한 데이터, 정보'를 비교 평가해서 인공지능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2] AI로 배워라_Learning with AI
한마디로 생성형 AI가 생산한 텍스트 생성 과정을 설명할 수 있고 대학에서의 리포터를 쓰고, 과제를 해결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AI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3] AI와 함께 일하고 사는 법을 배워라_Learning to work and live with AI
이렇게 AI와 협업하고 공존하는 방법을 알고 이를 실제 리포트와 프로젝트에 적용해서 탁월한 성과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1] 학습 목표 설정하기 (8가지 목표설정 제시)
자료, 정보, 지식 과잉 시대에서 정확한 정보를 선별할 수 있는 눈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고 인간이 주체가 되어 AI의 신뢰성과 타당성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2]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생성형 AI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내가 발견한 자료들과 AI가 제시한 자료를 비교해서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인용, 의사소통과 같은 윤리 문제에 대해 경험을 하고 극복하는 것을 통해 수준 높은 반성적 사고도 가능해진다.
이 챕터에서는 챗GPT 이용하는 가이드라인에 대한 설명이 제시되어 있다.
[1] Bing에서의 검색 (출처 찾기)
Bing에 접속해서 "채팅" 메뉴로 들어가서 사용하면 최근의 데이터를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답변을 얻을 수 있다.
+) 이게 무슨 말인지 몰라서 실제로 들어가 봐서 해봤고, BIng 채팅에서 "Is this system is linkaged with Chat gpt? 이 시스템이 챗GPT와 연동되어 있어? "라고 물었고 "그렇다"라는 대답을 얻었다.
[2] 역할 부여한 후 질문하기
구체적인 상황과 역할을 부여하는 더 적합한 답변을 얻을 수 있다.
[3] 답변 이어가기
답변에 대해서 정보를 더 얻고 싶을 때 "Continue from previous response"로 입력하면 더 구체적으로 답변을 얻을 수 있다.
+) 내가 챗 GPT를 사용해 본 결과 영어로 질문하는 게 훨씬 퀄리티 좋고 자연스러운 답변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4] 질문 방법 다양화
챗GPT는 질문의 언어와 내용에 따라 답변의 질이 달라지기 때문에 적절하게 질문하는 법을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생성형 AI를 활용 학습에 대한 다양한 이슈를 이해하고 어떤 식으로 사회적, 윤리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지는 파악해서 연구윤리와 학습윤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 읽고 난 후 내가 처음 들었던 생각은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다'였다. 이게 정확히 어떤 감정이었냐면 이제 인공지능은 나와는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나랑은 다른 분야라고 생각하고 산다면 나는 진짜 도태되겠구나 라는 생각이 진지하게 들었다. 그리고 동시에 조금은 서글펐다. 나는 인문학을 전공하는 학생이고 인문학을 전공한다는 게 좋은데 AI와 공존하는 세상에서 나는 이제 경쟁력이 없는 건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앞으로의 인생에 대한 막연함을 느꼈달까.
챗GPT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이제 AI와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을 진지하게 인지하게 되었으며, SNS에는 챗GPT 사용법이 판을 친다. 나조차도 영어 공부를 할 때 챗GPT를 활용하면서 공부하고 있고 기존의 파파고나 구글 번역기와는 활용의 범위가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방대해졌다는 것도 엄청나게 체감하고 있는 중이고. 근데 이 매뉴얼을 읽고 나서는 어떤 생각이 들었냐면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이 나왔을 때 '우와! 대단하다! 나도 사용해 봐야지!'가 아니라 '오케이 확인. 그럼 내가 가진 강점을 이 AI로 어떻게 하면 극대화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자세히 말하면 AI를 마냥 동경하거나, 무서워하거나 혹은 나랑은 상관없는 태도라고 여기지 말고 나를 극대화시켜줄 강력한 도구로 인지할 것, 그리고 내가 이 분야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고 해도 AI 생태계를 꾸준히 파악하는 태도가 인문학도는 아니든, 엔지니어든 아니든 그 사람을 경쟁력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앞으로 AI가 뭔지, 이 분야의 생태계 그리고 이 분야에서 인문학도는 어떻게 경쟁력을 가져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내놓은 나의 결론들을 꾸준히 기록하고 싶다. 생성형 AI, 현재로서는 챗GPT에 대해 인문학도들이 배워야 할 것들, 이용할 수 있는 영역들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서 도움을 주고 같이 성장하고 싶다.
인문학도들, 우리가 사는 세상에 치이지 말고
우리가 사는 세상을 똑바로 바라보고 우리의 역할을 찾아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