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여행기 5
야시장은 사원에 기도하러 온 사람들의 허기를 채우기 위해 생겨난 작은 간이 점포에서 시작되었다. 대만 특유의 덥고 습한 날씨 탓일까, 고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사람들은 해가 저문 뒤 각자의 소원을 품고 사원으로 하나둘 모여들었다.
무언가를 간절히 기도하다 보면 힘이 빠지고 심박수는 느려진다. 그리고 깊은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순간, 마음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한 어떤 문 앞에 도달한 기분이 든다.
그곳은 약간 축축한 돌바닥과 물속에서 막 솟아난 듯한 거대한 나무문으로 이루어진 공간이다. 문은 오랜 세월 그 자리에 서서 누군가 열어주기만을 기다리는 듯하다. 문고리는 한 손에 약간 못 미칠 만큼 크고, 중앙은 습기를 머금은 나무로 만들어져 있다. 가장자리는 녹슨 금속으로 둘러싸여 있어 오래된 무게감이 느껴진다.
그 공간은 어둡고 컴컴하지만 이상하게도 공포감보다는 아늑함이 느껴진다. 그 문 앞에 서면 자연스럽게 손을 뻗게 된다. 손잡이를 움켜쥐고 힘껏 들어 올리지만, 쉽게 열리지 않는다. 오래되어 녹슬어서일까, 아니면 그 무게 자체가 사람의 힘을 시험하는 걸까. 이유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 문을 열면 분명 나의 바람이 이루어질 것만 같다.
그래서 사람들은 문을 열기 위해 온 마음과 정신을 쏟아붓는다. 그리고 문 앞에서 간절함을 남기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은 다시 현실의 무게를 짊어질 준비를 한다. 삶의 공허함과 지친 마음을 채워나가기 전, 이 허기진 배를 먼저 달래야 한다. 하지만 힘은 이미 바닥난 상태다.
이렇게 지친 사람들을 위해 나누었던 따뜻한 음식 한 그릇이, 오늘날 야시장의 시작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야시장은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해, 서로의 온기를 모아 만들어진 공간일지 모른다. 그래서 지금도 이 밤, 야시장의 불빛은 꺼지지 않고 사람들의 마음을 밝혀주는 것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