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날 밤, 캄캄한 밤하늘과 형형색색 도시의 야경이 마주하는 찬란한 경계선에도 별 감흥이 없었다. 하늘이 예쁘다고 연신 내뱉었지만 사실 하늘의 자태에 감탄한 것은 아니었다. 그 공간과 그 시간의 조화, 그리고 그 조화로움의 한 가운데에 위치한 그 사람. 이 모든 것이 한껏 어우러진 하나의 그림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이질적이면서도 무겁게 다가왔다. 공간이 뒤틀리고 시간은 멈추었다.
모기에 물린 자리보다 마음이 더욱 간지럽다는 것을 돌아가는 길에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