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꿇고..

강서구 특수학교 문제를 보고

by 서부 글쓰기모임

무릎 꿇는 모습이 아름답고 숙연해질 때가 있다. 자식을 위해, 가족을 위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또는 나 자신을 위해, 그 밖에 무언가를 위해 두 무릎을 가지런히 바닥에 대고 앉아 조용히 기도하는 모습은 저절로 고개를 숙이게 한다.


최근 서울 강서구 탑산초등학교에서 열린 ‘강서지역 공립특수학교 신설 2차 주민 토론회’에서 어머니들이 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들 앞에서 무릎을 꿇은 일이 있었다. 누가 시킨 것은 아니지만 장애자녀를 둔 어머니들은 죄인이라며 스스로 무릎을 꿇었다. 자식을 위한 간절함을 그 어떤 말이나 행동으로 설득하기가 어려웠고, 그 보다는 장애 자식을 낳은 게 마치 내 잘못이라고 자책하는 어머니들의 마음이 그랬을 것이다. 세상 어느 부모가 장애 자식을 원할까? 왜 하필이면 이런 일이 나에게.... 불쑥불쑥 치미는 분노를 억누르며 그래도 장애자녀와 행복하게 살기 위해 때론 자존심도 다치고, 치욕스런 시간도 견디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무릎을 꿇게 하는 사회는 국가를 병들게 한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누가 누구한테 잘잘못을 따지며 무릎을 꿇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설령 무릎 꿇는 모습이 쇼라고 할지라도 있어서는 안 된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자부심을 갖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을 키우며 살아갈 수 있도록 국가는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한다. 이런저런 이유로 사회적 약자일 수밖에 없어서, 현실에 위축되고, 미래를 허우적거린다면 그보다 더 외로운 일은 없다.


외로움은 병이 된다. 사람 앞에서 무릎을 꿇는 일은 외로움과의 처절한 싸움이다. 그건 살기 위한 최후의 몸부림이고 죽음보다 더 깊은 상실감을 갖게 한다. 누구든 죽음보다 못한 삶은 없다.




손창명 기자

잘 웃고, 잘 먹는 사람.

속으로만 삐지는 사람.

자연에 순응하는 사람.

인권과 관련된 기사를 누구보다 잘 써 내려가는 사람.



관련 기사 : 한겨레. 특수학교와 한방의료원 논쟁이 벌어진 학교에는 '차별의 역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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