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버지는 멋진 분이시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를 몸소 실천하고 계시기에.
초등학교 시절부터 북한산을 놀이터 삼아 주말이면 어김이 없었다. 뒷산에는 무덤이 있었는데 별로 두려워하지도 않았다. 도시락을 준비하시는 어머니에게는 고생이셨을지 몰라도 여름에 나의 오감을 깨우는 물소리, 뺨을 스치는 바람, 싱그러운 초록의 향연들은 발길을 인도하고도 남았다.
물에서 한참을 놀고 나오면 치아가 부딪힐 정도로 추웠다. 그러면 햇살을 가득 머금은 너른 바위가 기분 좋게 자리를 내주곤 했다. 그 따사로움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이 새롭다.
세 딸 중에서 나만 유독 발목 부상이 잦았다. 물속의 작은 돌 사이에서도 그렇고 큰 바위 사이에서도 팔짝팔짝 뛰는 동생들과 달리 나는 겁을 집어먹기 일쑤였고 미끄러지기가 다반사였다.
그래도 아버지의 여행은 계속되었다. 고희가 지나신 지금도 기회만 있으면 텐트를 챙기실 정도이다. 비록 머리가 커진 어느 날부터인가 나는 집을 지키게 되었지만.
그렇게 여름은 내게 추억의 계절이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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