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전쟁

by 서부 글쓰기모임

“트르륵~득득, 트르륵~득득, 찡~~~~, 찡~~~”

“이게 왜 안 나오지…”


조용한 이른 아침 환자들이 손에는 컵을 쥐고 서툰 줄을 서고 있다. 늘 아침이면 얼음 때문에 전쟁 아닌 전쟁이다. 환자 수에 비해 얼음정수기는 한대뿐, 병원의 시설 사용계획도 이해가 안 가지만 서로 많이 차지하겠다는 환자의 과잉 욕심도 이해가 안 간다. 아침이면 병원 문이 열리자마자 열일을 제치고 서로 컵을 들고 정수기로 몰려들어 다음 사람 의식하지 않고 다 먹지도 못할 얼음을 컵에 꾹꾹 눌러 담는다. 넘쳐서 많이 버려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 양만 다 채우고 사라진다. 조금씩 양보하면 거의 다 차례가 갈 것 같지만 그들은 그런 마음에 여유가 없다. 어떻게 보면 저승길 동반자들인데 아직도 이승에서의 욕심을 놓지 못한 걸까…


말기 투석환자는 유독 갈증이 심하다. 다음 투석까지 보통 5끼를 먹는다면 (한 끼에 600g) 3kg 의 체중이 늘게 되는데 환자마다 다르지만 2kg 내에서 식사와 음료를 제한 흡수해야 투석하는데 고통과 무리가 없다. 주말에는 하루가 더 추가되어 주말이 싫다는 환자가 대부분이다. 건강은 새삼 중요하지만 이들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다.


투석 환자에게는 여러 제약된 부분이 있다. 칼륨과 인 그리고 나트륨은 투석기계로도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이어서 음식조절이 절대적이다. 야채, 과일, 채소, 당류 식품이나 음료도 치명적 독소가 된다. 그로 인해 대부분이 변비로 고통을 받고 있다. 기계는 원래의 체중으로 만들기 위해 혈액을 거르며 수분을 쥐어짜 내기 때문에 혈압의 변화가 많이 발생하기도 하고 심장이 못 견뎌 투석 중도에 힘들어 중단하는 환자도 더러 있다. 투석 환자는 수분 배출이 안되기에 약도 극소의 물로 넘겨야 하고 병원 처방은 일체의 수분 흡수를 제한하고 있다. 환자의 혈액은 본능적 수분을 당기게 하고 환자는 유독 갈증이 심하다. 환자는 조금이라도 덜 갈증을 느끼려고 얼음을 찾게 된다. 질량도 적고 차가운 느낌에 갈증이 덜 느끼게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서로의 조그만 양보와 배려로 함께 행복할 수 있다면 옳은 행동을 하기를 바란다.




김세열 기자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표현의 글을 잘 쓰는 사람

남성적인 면이 있고, 도덕적 원칙을 중시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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